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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제삿밥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02239
한자 -祭-
영어음역 Heotjesabap
영어의미역 Bibimbab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음식물/음식물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집필자 박동철

[정의]

제사를 지내지 않았지만 실제 제사음식과 똑같이 음식을 차려 먹는 경상북도 안동 지역의 향토음식.

[개설]

헛제삿밥은 일종의 비빔밥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고서도 제사를 지낸 것과 똑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다. ‘헛’은 참되지 못함을 나타내는 접두사이다. 헛제삿밥이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짜 제삿밥이다. 우리나라에는 제사를 지내고 나면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제수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飮福)’이라는 문화가 있다.

헛제삿밥을 먹는 것은 이 음복문화의 일종이다. 이때 찬류를 밥과 간장을 넣어 비벼 먹기 때문에 비빔밥인 것이다. 헛제삿밥의 상차림에 올라가는 음식은 실제 제사에 쓰이는 제수음식과 똑같다. 제사음식이기 때문에 고춧가루나 마늘 등과 같은 자극적인 양념은 쓰지 않으며, 소금·국간장·깨소금·참기름 등만을 사용한다. 오늘날에는 지역을 알리는 상품으로 부각되어 안동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소비되고 있다.

[유래]

헛제삿밥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유교문화의 중심지인 안동 지역에는 이름난 서원이 많이 있다. 음식이 귀하던 시절 이곳의 유생들이 쌀밥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제사음식을 차려 놓고 허투루 제사를 지낸 후 제수음식을 먹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또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상민들이 쌀밥이 먹고 싶어 가짜로 제사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설도 있다. 제사를 지내고 나면 모두 모여 음복을 하는데, 이때 사람이 많아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던 음식도 먹는다 하여 이를 헛제사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문헌 기록이 없어 어느 것도 정확한 유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안동에서 헛제삿밥을 팔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이다. 1974~1976년 사이에 안동댐의 건설로 인한 수몰 지구에서 중요한 고가옥을 안동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 이전 복원하게 되었다. 안동시에서는 이들 중 일부 가옥에 안동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팔도록 하였는데, 이때 등장한 것이 헛제삿밥이다.

[만드는 법]

1. 나물

말린 고사리는 물에 불린 후 물기를 꼭 짜고 기름에 볶아 소금으로 간을 한다. 시금치는 손질한 후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낸 후 물기를 꼭 짜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무친다. 콩나물은 대가리와 꼬리를 따 내어 정리한 후 기름에 볶다가 물을 둘러 익힌다. 도라지는 세로로 길게 찢은 후, 쓴맛을 제거한 다음 기름에 볶아 소금으로 간을 한다. 무는 굵직하게 채 썰어 기름에 볶다가 물을 둘러 익힌다. 이렇게 준비한 고사리·시금치·콩나물·도라지·무 등의 나물을 큰 그릇에 모두 담아 밥과 함께 낸다.

2. 탕(육탕)

소고기를 넣은 육탕, 북어 등 어물을 이용한 어탕, 채소만으로 끓여낸 채탕 등을 올린다. 때로는 삼탕을 모두 같이 섞은 막탕을 내기도 한다. 육탕은 우선 무를 깍둑썰기를 하거나 나박썰기를 한다. 솥에 참기름을 두르고 소고기와 무를 볶다가 육수를 부어 은근하게 끓인다. 이때 육수는 소고기의 사태나 양지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푹 삶은 국물을 사용한다. 간은 소금과 국간장으로 하되 국물이 맑은 빛을 띠게 한다.

3. 전

전은 주로 동태전·배추전·두부전 등을 올린다. 특히 배추전은 안동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음식 중 하나로 제사뿐만 아니라 길사나 흉사, 그리고 간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통음식이다. 사투리로 ‘배추적’이라고 부르는 배추전은 안동과 그 인접한 지역에서 즐겨 먹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타 지역의 사람들이 안동에 와서 배추전을 처음 접했을 때 열에 여덟은 “시골에서 먹을 것이 너무 없어 배추로 전을 다 부쳐 먹는구나” 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배추전은 섬유질이 풍부하여 몸에 유익할 뿐 아니라, 다른 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하는 별미이다.

각 전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동태전의 경우, 동태는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발라낸 후 얇게 포를 뜬다. 소금을 살짝 뿌렸다가 밀가루를 앞뒤로 묻혀 기름을 두른 팬에 지져낸다. 배추전은 배추 줄기의 밑부분을 칼등으로 두드려 펴준 뒤 엷게 푼 밀가루 물을 앞뒤로 묻혀 기름을 두른 팬에 지져낸다. 두부전의 두부는 넓고 얇게 썰어 소금을 뿌려 둔다. 마른 천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기름을 두른 팬에 지져낸다.

4. 산적

재료를 길쭉길쭉하게 썰어 꼬치에 꿰어 구워낸 음식으로, 쇠고기산적·문어산적·상어산적 등을 올린다. 특히 상어와 문어는 안동 지역의 전통적인 향토음식이다. 안동은 바다와 인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어를 비롯하여 문어나 간고등어, 가오리 등과 같이 장기간 운반·보관하더라고 상하지 않고 보존이 가능한 생선류를 즐겨 먹었다. 이러한 생선류는 별미이기도 하거니와 중요한 단백질의 공급원이기도 했다.

상어고기는 토막토막 판다고 하여 돔베기라고도 부르는데, 제사에서 매우 중요한 생선이다. 문어 역시 안동 지역의 제사에서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 안동 지역 사람들은 문어는 한자로 글월문자[文]를 사용하기 때문에 선비의 정신에 부합되는 생선이라 생각했다. 유학을 숭상하고, 학자를 많이 배출한 안동이기에 문어가 가진 상징성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었을 것이다. 각 산적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쇠고기산적: 소고기는 오그라들지 않도록 칼등으로 충분히 두들긴 후 고기결의 방향으로 가늘고 길게 썰어 소금을 뿌려둔다. 꼬치에 끼운 후 채반에 얹어 쪄내거나 앞뒤로 밀가루를 살짝 묻혀 기름을 두른 팬에 지져낸다.

2) 상어산적: 상어는 1㎝ 정도의 두께로 포를 뜬 후 간장, 소금, 물, 청주, 참기름 등으로 맛을 낸 양념장으로 밑간을 하여 햇빛에 말린다. 3~4시간 정도 말려 물기가 제거되면 적당한 크기로 넓고 길게 잘라 꼬치에 끼운 후 채반에 얹어 쪄내거나 기름을 두른 팬에 지져낸다.

3) 문어산적: 문어는 내장을 빼내고 빨판을 깨끗하게 씻어 손질한 다음 통째로 끓는 물에 데치거나 찜통에 쪄낸다. 머리와 다리 부분을 5㎝ 길이로 길쭉하게 잘라 꼬치에 끼워낸다.

5. 생선찜(간고등어찜)

간고등어·상어·가오리·방어·조기 등을 사용한다. 생선은 음복을 할 때에 조각조각으로 나누어 먹기 때문에 ‘토막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중에서 특히 안동 간고등어는 상하지 않도록 왕소금에 절여 운반한 고등어이다. 예부터 “고등어 껍질에 밥을 싸먹으면 부자도 3년이면 망한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비싸고도 맛있는 생선으로 여겨져 왔다. 먼저 깨끗이 손질한 간고등어를 김이 오른 채반에 놓고 쪄내거나 석쇠에 구워 낸다. 고등어 자체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따로 양념을 하지는 않는다.

[현황]

유학의 고장으로서 선조와 선현을 모시는 제사문화가 발달한 안동에서 헛제삿밥은 그 이름부터 지역의 특성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음식이다. 헛제삿밥이라는 메뉴는 유교와 양반의 고장이라는 안동의 이미지와 부합되어 관광객들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기게 되었고,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향토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유명세와 더불어 헛제삿밥은 더욱 고급화·현대화가 되었다. 오늘날 전문 음식점에서는 놋그릇을 사용하여 음식을 담아내고 있다. 큰 놋대접에 여러 종류의 나물 반찬을 담고 작은 놋제기 하나에 여러 가지 전과 산적, 생선찜 등을 올려 내고 있다. 원래는 고춧가루와 같은 자극적인 양념을 하지 않지만, 손님들의 기호에 따라 김치나 고추장을 곁들여 내기도 한다. 후식으로는 안동식혜와 감주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문헌]
이용자 의견
0** 위의 내용 중 3번 항목 전의 설명 중에서 의견을 내 봅니다.
사투리로 '배차적'이라 부르는 배추전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답변
  • 디지털안동문화대전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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