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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마을의 삶을 담고 있는 우물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C010103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미영

풍산읍의 소재지인 안교리에는 사성정(四姓井)이라 불리는 우물이 있다. 말 그대로 ‘4개 성씨의 우물’이라는 뜻인데, 구체적으로는 풍산을 본관으로 하는 풍산김씨풍산류씨, 풍산홍씨, 풍산심씨 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물이었다고 전한다. 이들 가운데 풍산홍씨와 풍산심씨는 이미 1백여 년 전에 풍산을 벗어나, 현재 풍산김씨풍산류씨만이 세거하고 있다.

정확히 언제, 누가 우물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성정은 집집마다 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풍산 일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물을 제공해 주는 귀중한 우물이었다. 아울러 우물가에 모여 앉은 아녀자들은 서로의 마을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는 소통의 장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현재 우물에는 ‘홍정(洪井)’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어 있다. 1984년 풍산홍씨 측에서 자신들의 시조가 조성한 우물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머지 성씨들에게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당시 풍산홍씨들은 우물 표면에 ‘洪井(홍정)’이라는 글자를 새겨두고는 뒤편에 비석을 세우고, “홍정(洪井)은 풍산홍씨 시조께서 8백여 년 전 이곳에 세거하실 때 일상 애용하시던 우물이다. 기간 황폐하여 옛 모습을 보존하지 못하던 중, 종친 형식(亨植, 남평공계 함열공파) 씨가 소요경비를 전담하시어 이를 복원함에 이르렀다(1984년 12월 13일, 풍산홍씨 대종회)”라는 내용의 글을 새겨 넣었다.

당시 풍산김씨풍산류씨의 거주지는 우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읍소재지여서 풍산홍씨 측에서 이러한 일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단다.

풍산홍씨가 이러한 잡음을 일으킨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즉 이들 4개 성씨가 풍산에 정착할 무렵 풍산홍씨가 가장 이른 시기에 들어왔고, 또 세거지 역시 읍소재지 주변에 세거지를 마련했기에 자신들의 조상이 우물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더라도, 비록 혈통은 다르지만 그 옛날 조상들이 오순도순 정을 나누면서 지켜왔던 추억의 흔적을 둘러싸고 분쟁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노릇이라고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정보제공]

  • •  김창현(남, 1937년생, 오미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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