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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신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02329
한자 城主信仰
영어의미역 Worship of House Guardian God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정현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집안 대주의 운수와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가신(家神)을 믿는 신앙.

[개설]

성주신은 대체로 한 집안의 으뜸신으로 여긴다. 조상 중에서 가장 어른이 되는 조상이기에 그 집의 중심이 되는 곳에 좌정해 있다. 가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마루의 대들보 밑이나 상기둥의 윗부분과 같은 중심부에 성주신이 모셔져 있다. 성주는 무작정 모시는 것이 아니라 대개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할 때에 모신다. 아니면 집안의 대주(大主: 집안의 남자주인)가 아프거나 안 좋은 일이 있어날 때에 모시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신체를 모시는 경우는 이사를 했을 때와 집을 중수했을 때 새로운 신체를 모시는 ‘갈아 모시는 경우’와 무(巫)의 지시가 있을 때 이전의 신체에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돋울 경우’로 구분된다. 새로운 신체를 모실 때와 이사를 가는 경우에는 이전의 신체를 마을밖에 있는 나무에 매달아 둔다. ‘들이는 경우’는 대주의 나이 끝자리 수가 1·3·7·9인 시기에 행한다.

이것은 대주가 돌아가셨을 때, 즉 성주의 운이 나갔을 때 행하며, 이것을 “성주 옷 갈아 입힌다”고 한다. 그래서 성주의 운이 가장 좋은 시기를 대성주운(大成主運)이라고 하여 대주가 37·47·57세가 되는 해의 정월 말날[午日]을 선정하는 경우(일직면 원리)도 있다. 이때 홍두깨를 사용해서 모시는 장소를 결정한다. ‘돋우는 경우’는 대주의 나이에 9자가 들어갈 때, 즉 삼재수(三災數)가 있을 때 날을 잡아서 이전의 신체 위에 덧붙이는 것이다.

제의는 할머니가 주관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남자가 주관한다. 설·대보름·이월초하루·추석·햇곡이 나왔을 때와 성주생일 등에 행하는 정기적인 것과 잔칫날과 식구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와 같은 임시적인 것이 있다. 풍천면 하회리에서는 1년 또는 3년마다 고사를 지내며, 추수 후 음력 10월경 점쟁이를 불러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제의의 마지막 절차는 소지를 올리며, “성주양반요. 12기둥을 지켜주시고, 이 집에서 나갈 때에는 반 짐 지고, 들어올 때는 한 짐 지고 들어오게 해주시고, 재수왕기(財數旺氣) 있도록 해주시고, 집안 식솔이나 가축을 무사하게 해주십시오.”(풍산읍 수리)라고 하면서 식구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이들 제의의 상차림은 밥·국·나물·탕·과일·떡·삼실과·포 등을 사용하며, 아침을 먹기 전에 재계하고 의관을 갖추어서 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녁에 행하는 경우도 있다.

[신당/신체의 형태]

신체는 마루에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문 위의 기둥(마루기둥, 또는 대공이라고 함)에 한지를 접어서 대주가 매달아 두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다. 대주는 그 집에서 가장 어른을 말한다. 신체 안에 지폐나 동전을 몇 개 넣어 두는 경우도 있고, 마루기둥에 성주를 모시고 그 아래에 성주단지를 함께 모시는 경우도 있으며, 짚으로 엮은 봉새기에 담아 모시면서 “성주 봉새기”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성주단지에는 여름에 보리쌀을, 가을에 쌀을 채워 둔다. 햇곡이 나면 할머니가 갈아 채운다. 또한 “뜬 성주” 또는 “건궁 성주”라고 하여 성주의 신체를 별도로 모시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식구 가운데 아픈 사람이 있거나 사람이나 가축이 죽으면 성주가 떠나기 때문에 신체가 없는 상태에서 성주를 모시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마루기둥 밑에 상을 차리고 제의를 행하고 있어서, 그곳에 성주가 깃들어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절차]

1. 임동면 고천2리의 경우

현재 고천리에서는 이영자의 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집에서 신체가 없이 건궁으로 성주를 섬기고 있다. 이영자의 집은 남편이 차남이기 때문에 분가하여 살림을 새로 꾸민 경우로, 이씨가 24살 때 시집을 온 후 성주를 맸다. 그 때 남편의 나이 27살 되던 해로, 남편이 직접 성주의 신체를 만들어 햇곡이 나는 10월에 매었다. 이 성주는 해마다 새로 옷을 입히지 않고, 약 30년 전에 매었던 성주의 신체를 계속해 서 모시고 있다.

성주에 대한 의례는 정월 초하룻날, 정월 대보름, 10월 햅쌀이 날 때, 동지 등에 행한다. 정월 초하룻날 모실 때에는 떡국과 삼실과를 놓으며, 술로는 막걸리를 놓는다. 정월 대보름에는 찰밥, 동지 때에는 팥죽을 떠놓고 빈다. 10월 햅쌀이 날 때는 1년 동안 농사를 잘 짓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으로 정성스레 제의를 지낸다. 이때에는 정월 초하룻날 제사상 차림과 거의 같으며, 여기에 명태와 채소가 더 포함된다. 성주를 모시는 의례 때에는 3번 절을 하며, 제의가 끝난 후에는 음복을 한다.

김차남의 집에서는 현재 건궁으로 성주를 모시고 있다. 예전에 성주를 모실 때에는 성주의 신체로 흰 종이(한지)를 직사각형으로 접어서 실로 묶은 뒤 집의 중심이 되는 대들보에 매어 두었다. 성주의례는 대체로 성주 매는 날, 햅쌀 날 때, 설날과 같은 명절 때이다. 성주를 모실 때는 건궁성주 앞에 상을 차리는데, 상 위에는 조상제사와 마찬가지로 백편·밥·나물·실과·동태 등을 놓고 성주신에게 집안을 잘 보살펴 달라고 정성스레 손빔을 하며 부탁한다.

김태연의 집 또한 건궁으로 성주를 모시고 있다. 전에는 성주의 신체가 있었으나 집을 개축하면서 성주의 신체를 없애고 건궁으로 모시고 있다. 예전에 모셨던 성주의 신체는 “천년 뒤에 만나자.”고 한 후 떼어서 산에 가서 깨끗한 나무에 버렸다. 현재 건궁으로 모시는 성주의 자리는 부엌이다. 성주의례를 행하는 날은 정월 초하루, 정월 대보름, 가을 햇곡 날 때와 동지이다.

의례를 준비하기 위해 예전에는 임동장에 갔었으나 요즘은 안동장을 본다. 장을 보러 가기 전에 목욕재계를 하여 부정함이 없이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장을 볼 때도 값을 흥정하지 않는 등 매사에 조심한다. 정월 초하루에는 조상 제사와 함께 성주를 모신다. 조상차례를 지내기 전에 성주에게 먼저 제를 지낸다. 이때의 상차림은 조상차례의 상차림과 같다. 어물로는 조기와 상어고기를 놓는데, 특히 상어고기는 꼬치로 한다. 술은 막걸리를 쓰며 그 밖에 떡국·실과·삼색채소 등을 놓는다. 정월 대보름에는 정화수와 찰밥을 함께 떠놓는다. 햇곡이 날 때는 가장 먼저 난 햅쌀, 곧 ‘수지’를 성주에게 대접한 후에 가족들이 밥을 지어 먹는다.

2. 임하면 금소리의 경우

서순화의 경우 남편이 35살 되는 해에 건강이 안 좋아지자 철학관을 찾아갔다. 철학관에서는 성주운이 있어서 성주를 모셔야 한다고 하면서 성주 모시는 날을 받아 주었다. 원래 성주를 모실 때에는 무당에게 의뢰하지만 서순화의 경우 남편이 한문을 많이 알았기 때문에 남편의 주재 하에 성주를 모셨다.

성주를 모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제물로 붉은 시루떡을 찌고, 그 밖에 고기와 각종 나물 등 반찬을 차렸다. 남편이 작은 식기에 쌀을 떠놓고 홍두깨를 그 식기 안에 세워 잡았다. 홍두깨를 잡고 책을 펴놓고 경을 암송하니 홍두깨에서 손을 뗐는데도 식기 안에 서 있었다. 그러자 경을 암송하던 것을 그만 하고 홍두깨를 눕힌 뒤 성주의 신체를 만들 종이를 손질했다.

종이를 적당하게 접어 종이 사이에 명주실을 넣고 마루 기둥에 못을 박아 매었다. 지금의 성주 신체는 오래 전에 모신 것이다. 마루의 천장을 새로 덧대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순화 집의 성주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주를 처음 맨 날이 ‘성주 생일’이라고 하는데, 제보자는 성주 생일을 별도로 지키지 않는다. 이는 제보자의 시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성주 생일을 한 번 하게 되면 길이 들어 매년 상을 차려야 하니 처음부터 성주 생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봉난 집의 성주는 2005년 집을 새로 지으려고 옛집을 부수면서 없앴다. 남편이 37살이 되었을 때 집안에 대해 물어볼 일이 있어 점쟁이를 찾아갔더니 성주를 모셔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큰 일이 있을 때 날을 받아주곤 하는 이웃에 사는 일관어른을 찾아갔다. 일관어른은 성주가 나무 목자(木字) 목신으로 집을 짓기 때문에 어른이라고 말했다.

성주의 신체는 먼저 산에 가서 띠풀을 해온 후, 한지를 접어 실을 묶고 그 사이에 띠풀을 끼웠다. 성주의 신체가 준비되면 성주를 기둥에 매야 하는데, 성주를 매는 일은 점쟁이가 했다. 점쟁이가 그릇에 쌀을 담아 그 위에 종이를 깔고 홍두깨를 세웠다. 홍두깨로 성주님이 좌정할 자리를 정하는데, 동쪽 기둥이 성주자리로 나타나서 거기에 성주를 맸다. 성주 신체는 옛집의 부엌을 입식으로 수리하면서 없앴다.

박차생의 집에서는 시어머니가 모셔왔던 성주를 그대로 이어받아,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모시고 있다. 신체는 한지를 직사각형으로 접어 중앙에 타래실을 묶고 그 사이에 띠풀을 끼웠다. 성주는 마루 동쪽 기둥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성주에는 정월 초하룻날 떡국을 올리며, 대보름날에는 고기반찬과 나물을 해놓고 ‘성주님’께 비손한다. 동짓날 팥죽을 끓이면 팥죽을 올린다. 성주님께는 그저 잘 받들어 달라고 빈다.

3. 북후면 신전리의 경우

성주는 집안에서 대주와 같은 신이다. 신체는 갈대같이 생긴 여러 개의 ‘띠대’를 꽂은 흰 한지를 마루의 대들보에 매어 둔 모습이다. 요즘은 현대식 구조로 바뀐 집이 많아서 거실 한 켠을 성주자리로 정해두고 신체 없이 건궁으로 섬긴다. 성주는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하면 새로 모시거나, 연초에 한 해 신수를 가리기 위해 점을 보다가 그 해에 성주를 맬 운이 들었다고 하여 매는 경우도 있다. 성주를 처음 맬 때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점쟁이를 부른다. 점쟁이가 일정한 의례를 행한 후 성주자리를 찾아 성주를 좌정시킨다.

성주를 모실 때에는 떡을 해놓고 팥과 콩·쌀 등의 곡물도 상에 차린다. 설날과 추석에는 차례를 올리기 전에 성주에 먼저 음식을 올린다. 설날에는 떡국을 비롯한 설 차례 음식을 올리고, 추석에는 송편을 비롯한 차례 음식을 올린다. 이때 집안의 가장인 대주가 성주에게 절을 3번 한다. 동지에도 팥죽을 쑤면 성주에 먼저 올리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기거나 마음이 좋지 않으면 물을 떠놓고 빌기도 한다.

장숙남의 집에서는 2005년 늦봄에도 성주에 물을 떠놓았는데, 연초부터 남편의 몸이 좋지 않아서 매일 정화수를 올린다고 했다. 이 마을에는 집안의 대주가 나이가 많아지거나 돌아가셔서 성주를 내보낸 집도 많았는데, 성주를 내보낼 때 역시 점쟁이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떼어낸 성주의 신체는 산의 소나무에 매달거나 태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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