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2C01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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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여수경 |
[3도(三道)가 모여 화합의 탑을 세우다]
2002년 KBS의 인기 개그 프로그램 중 하나인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끈 코너 중에 ‘생활 사투리’가 있었다. 각각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를 대표하는 개그맨들이 상황에 다른 표준말을 각 지역 사투리가 섞인 상황어로 바꾸어 표현하면서 안방의 웃음을 자아냈다.
표준어 : 야! 그러지 좀 마!
충청도 : 그만 좀 혀~
전라도 : 시방 그만 몬두겄냐잉?
경상도 : 쫌~!
1396년(태조 5) 한양에 도읍지를 세운 이성계(李成桂)[1335~1408]는 지역별 민심과 인재등용을 위해서 각도 사람들의 성향, 즉 기질을 정도전에게 조사하도록 명했다고 한다. 이후 500년이 지난 시점에 흥선대원군도 조선을 팔도로 구분하고 유사하게 기질을 논하였다고 전한다. 교통이 발달하고 인터넷에 의해 지리·공간적 한계가 없다고 하는 2011년 현재도 여전히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는 거주하는 이들의 내성적 기질에서부터 정치적인 성향까지 많은 면에서 색깔을 달리하고 있다.
1989년 9월 19일 이런 색깔의 차이를 넘기 위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경상북도 금릉[1995년 김천시에 통합됨]과 전라북도 무주, 충청북도 영동의 문화원장이 한자리에 모여서 색깔을 달리했던 3도의 지역감정을 떨쳐 버리기 위한 기념탑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89년 10월 10일을 ‘삼도봉 만남의 날’로 정하고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1989년부터 매년 10월 10일이면 3도의 주민 화합과 공동 발전, 접경지 재난 사고 공동 대처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1990년 10월 10일 제2회 삼도봉 만남의 날에는 금릉과 무주, 영동군수를 비롯한 각급 기관 단체의 장 및 주민들이 삼도봉 정상에서 만나 삼도화합기념탑 제막식을 가졌다.
3도의 경계를 이루는 삼도봉[1176m] 정상에 안치한 높이 2.6m의 ‘삼도화합기념탑’은 동양화가 매봉 안병찬 화백이 설계했는데, 대리석으로 만든 거북의 기단석 위에 탑신부는 대리석 용 조각, 상륜부는 오석 원구를 얹은 것으로, 서울 동강석재산업이 맡아서 제작하고, 육군 제5019부대에서 헬기를 지원하여 운반해 줌으로써 완성되었다.
둥근 해와 달을 표시하는 탑 상륜의 원구는 영원한 화합을 상징하고, 탑신부 용 조각의 청룡은 웅지·기상·등용(登龍)·길상(吉祥)으로 영원한 발전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청룡 세 마리는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전라북도의 3도를 뜻하는데, 이 세 마리의 용이 해와 달을 떠받쳐 빛을 발하게 함으로써 지역 간의 화합을 상징하는 것이다.
[2010년 제22회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
2010년 10월 10일 아침 일찍부터 해인리가 북적대기 시작하였다. 20년 전 3도민의 화합을 위해 시작한 행사가 이제는 3도(三道)를 넘어 전국적인 행사로 거듭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해인리를 찾기 때문이다.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매년 김천과 무주, 영동문화원에서 돌아가면 주관한다. 2010년 전라북도 무주문화원 주관으로 개최된 행사는 김천시장을 비롯해 무주부군수와 영동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주민과 삼도봉을 찾은 관광객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마무리되었다.
매년 거행되는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김천과 무주, 영동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낮 12시까지 삼도봉 정상에 집결하게 되는데, 김천 지역의 경우 삼도봉의 입구인 해인리를 반드시 지나게 된다. 낮 12시 삼도봉에 모인 사람들은 시장과 군수의 초헌례를 시작으로 삼도 화합 기원제를 올린다.
그리고 삼도 화합을 기원하는 각종 행사가 개최되는데, 2010년 10월 10일에는 ‘삼도봉산상음악회’가 개최되어 가을 삼도봉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물들였다. 특히, 삼도봉산상음악회는 3도의 도민뿐만 아니라 산을 찾는 산악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색다른 감흥을 안겨 주었다.
[또 다른 화합을 모색하다]
20년 이상 지속된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김천시와 무주군, 영동군으로 하여금 또 다른 화합을 모색하기 위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2010년 4월 김천시청 2층 회의실에서는 김천부시장을 비롯한 김천시, 무주군, 영동군 각 기획실장과 기획 담당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도봉 권역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업무 협의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업무 협의회는 2009년 5월 3개 시·군 단체장이 모여 전국 최초로 광역 도를 달리하는 기초 단체인 김천시·무주군·영동군이 각각 1/3씩 사업비를 부담하여 1억여 원을 조성한 후 백두대간 삼도봉 권역 공동발전 협약을 체결한 것에 기반하여 개최된 것이다.
전국 최초로 3개 시·군이 협력적인 모델 사업을 발굴하고자 시도한 이 사업은, 지역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창조적인 광역 발전과 녹색 성장을 도모함과 동시에 공동의 연계·협력 사업을 발굴 추진하는 데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