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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모여서 삼도봉이 되다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C010101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여수경

[3도(三道)가 모여 삼도봉]

삼도봉(三道峰)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와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대불리 3개 도의 경계가 되는 높이 1176m의 산봉우리다.

충청도·전라도·경상도의 3도(三道)가 접한다 하여 삼도봉이라 부르는데,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과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사이에 있는 민주지산(珉周之山)[높이 1242m]의 봉우리 가운데 하나이다.

삼도봉 정상에서 북쪽으론 석기봉·민주지산·각호산이, 서쪽으론 덕유산·적상산, 남쪽으론 남덕유산·금원산·기백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무주군 설천면에 위치한 무주스키장도 보인다.

지리적으로 3도를 한눈에 보며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삼도봉은 천 년 전엔 신라와 백제의 접경 지역으로 오랫동안 영토 싸움이 벌어졌던 곳이며, 6·25 전쟁 이후에는 험난한 산의 지형을 틈타 북한군과 남한군의 게릴라전이 지속적으로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픈 시간을 지나 2011년 현재 삼도봉은 백두대간의 일부이자 경상·전라·충청도 산악인들에게 산행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알려져 있다.

전라북도 산악인들은 전라북도 백두대간의 출발점인 이곳 삼도봉에서 늘 시산제(始山祭)를 시작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시산제는 산악인들이 매년 연초에 지내는 산신제로서, 안전한 산행과 함께 산신에 대한 고마움 등을 표하기 위해 산행이 시작되는 곳 또는 산악인들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를 택하여 올리는데, 삼도봉의 정상은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산악인들 모두에게 시산제를 올리는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

[오리지널 삼도봉은 해인리]

세 개의 도에 걸쳐져 있는 삼도봉은 산악인들에게 세 개의 봉우리로 알려져 있다. 해인리에 위치한 삼도봉은 앞으로 설명이 될 두 개의 삼도봉과 달리 진짜 삼도봉이란 의미로 산악인들에게는 일명 ‘오리지널 삼도봉’이라 불린다.

두 번째 삼도봉은 지리산에 위치한 삼도봉으로, 경상남도 하동군과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군의 경계 지점에 위치한 봉우리이다. 이 봉우리를 산악인들은 ‘날나리봉’ 또는 ‘닐니리봉’이라 부르는데, 이는 해인리삼도봉이라 생각하고 찾아갔더니 진짜 삼도봉이 아닌 다른 봉우리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이정표 작업으로 ‘삼도봉’이라 명명하고 표식을 세웠다. 세 번째 삼도봉은 첫 번째 오리지널 삼도봉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대덕산이 만나는 초점산[높이 1249m]의 정상으로, 경상북도 김천시와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남도 거창군을 구분 짓는 곳으로 현재 정상석이 자리해 있다.

이렇듯 삼도봉은 세 개가 전하지만, 오리지널 삼도봉해인리에 자리하고 있다. 정상 세 개의 도[경상도, 충청도, 전라도]가 화합을 다짐하기 위한 동서 화합의 상징탑을 세운 곳이 바로 오리지널 삼도봉으로 불리는 해인리 삼도봉이기 때문이다.

[해인리에서 삼도봉까지]

높이 500m인 해인산장 앞에서 서쪽 계곡 상류로 들어서는 임도[임산 도로(林産道路)의 준말]를 따라 80m 거리에 이르면 합수점에 자리한 입산통제소가 나타난다.

입산통제소 왼쪽 계곡은 안골이고 오른쪽 계곡은 삼막골이다.

고민도 잠시, 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오른쪽 삼막골을 선택하게 된다.

보통은 왼쪽 안골로 올라가 삼도봉 정상에 오른 다음 삼막골로 하산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주차장을 만든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싫다면, 그리고 삼도봉의 자연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주저 없이 삼막골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5월이 되기 전에 삼도봉을 찾아왔다면 삼막골로 올라갈 수가 없다. 이는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5월 눈이 녹기 전에는 삼도봉의 입산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막골로 오르는 초반 길은 왠지 삼도봉에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평탄한 산길을 따라 오른쪽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갈 수 있어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그렇게 수월한 산길을 얼마간 올라가다 보면 계곡을 건너는 길을 만난다. 시원한 물소리와 주변 자연으로 잠시 발길을 머물다가 다시 길을 재촉하게 된다.

어느 정도 올랐을까, 잠시 뒤돌아보니 왔던 길에 산들이 머물러 있다. 까마득히 먼 곳에 해인리의 언저리가 보일 듯 말듯 한다. 30분 가량을 더 올라서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가파른 돌길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20분 이상을 올라가면 끝이 없을 것같이 힘들었던 산행에서 첫 번째 능선에 이르게 된다. 능선은 무주리와 해인리, 그리고 삼막골과 삼도봉 갈림길로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잠시 목을 축이고 땀을 닦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멀리 해인리를 확인할 수 있다. 삼도봉에 임박했음을 확인하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삼도봉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기서 왼쪽으로 더 가야 한다.

다시 능선을 따라가기를 10여 분, 좌우의 시야가 시원하게 터지는 것을 느끼면 드디어 삼도봉의 정상에 이르게 된다.

삼도봉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일품이다. 먼저 서쪽으로는 석기봉이 마주 보이고, 북으로는 각호산 줄기와 물한리 계곡이 시원하게 터진다.

물한리 계곡에서 오른쪽으로는 추풍령 방면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하늘과 경계선을 이루고, 남동으로는 깊고 길게 패어져 내린 해인리 골짜기가 내려다보인다. 멀리 합천 가야산도 가물거린다. 남으로는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웅장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남동으로는 깊고 넓게 패어져 내린 무주군 무풍면 협곡 너머로 덕유산 무주리조트가, 덕유산 오른쪽 멀리로는 진안 마이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면 삼도봉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삼도봉에 이르면 내려가는 길은 여러 갈래길이 나온다.

백두대간을 목표로 왔다면 여기서 원하는 백두대간의 방향을 따라가야 하지만, 해인리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삼도봉 화합기념탑 맞은편의 해인리 방면 길을 택해야 한다.

이 길로 하산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깎아지른 듯 협곡에 만들어진 급경사 지그재그 길을 30분 이상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중간 산삼약수터에 이르게 된다.

산삼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는 것도 잠시, 다시 길을 재촉하면 어느새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주차장까지 조성된 임도를 따라 다시 길을 재촉하면, 주변으로 맑은 계곡이 흐르는 물소리와 울창한 수림 지대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자연 환경에 취해 20분 이상을 걷다 보면 해인리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오미자 밭에 이르게 된다. 오미자 밭을 지나면 처음 출발했던 산불감시초소에 이르고, 이윽고 해인산장이 눈에 들어온다.

산불감시초소-삼막골-삼도봉-암골-산불감시초소에 이르는 길은 총 4시간 이상 소요되는 힘든 길이다.

삼도봉을 가볍게 즐기고자 한다면 이 등산로보다는 안골 임도 끝에 위치한 주차장까지 차로 이동한 뒤 이곳에서 등산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곳에서 삼도봉에 이르는 길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등산하는 것과 같다.

백두대간에 이르는 길이 쉽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산행이 바로 해인리에서 삼도봉으로 이르는 길이다.

[정보제공]

  • •  김정수(남, 1937년생, 부항면 해인리 주민, 전 이장, 광산김씨 종친회 회장)
  • •  김용원(남, 1947년생, 부항면 해인리 주민, 해인산장 운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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