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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00045
한자 言語
영어음역 Eoneo
영어의미역 Dialect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기현

[정의]

경상북도 김천 지역에서 쓰이는 음성과 문자로 표현되는 언어적 현상.

[개설]

한 언어의 방언은 별개의 언어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의 분화를 거친 분화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 언어 안에서의 방언 분화는 지역이 달라서 발생하는 경우와 사회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나뉘는데, 전자는 지역 방언(regional dialect)이라 하고 후자는 사회 방언(social dialect)이라고 한다. 특정 지역 사회가 가진 언어의 모습은 이러한 지역 방언, 사회 방언 그리고 지역의 지명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언어 유형들을 총체적으로 확인할 때 지역어로서의 정체성이 파악될 수 있다.

[김천 방언의 성격]

김천 지역 방언은 크게는 경상도 방언에 속하고, 그 가운데에서도 경상북도 방언에 속하며, 경상북도 방언권 중에서도 김천시, 구미시, 상주시, 문경시를 포함하는 경상북도 서북 지역 방언권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지역 방언은 문장 종결 어미로 ‘-아/-어여’ 형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김천 지역 방언은 다른 방언권인 충청북도 영동 방언, 전라북도 무주 방언, 경상남도 거창 방언 등에 접해 있으며, 김천 지역이 과거부터 인접 지역과의 교류가 활발하고, 서울로 가는 추풍령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인접 지역 방언이나 다른 지역 방언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김천 지역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같은 경상북도 지역이지만 대구와도 다르고, 안동과도 다른 독특한 방언 체계를 구축하게 되었다.

[김천 방언의 특징]

1. 음운적 특징

김천 방언의 단모음 체계는 ‘ㅣ, ㅐ, ㅓ, ㅏ, ㅜ, ㅗ’의 6모음 체계이다. 이는 현재 표준어의 단모음 체계보다는 훨씬 간단한 체계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표준어에 사용되는 단모음 ‘ㅔ’는 김천 방언에서는 대부분 ‘ㅣ’ 모음으로 발음되며[예: 세 사람→시 사람], 첫음절을 제외한 나머지 음절에서는 ‘ㅐ’로 통합되어 발음된다[예: 체하다→채하다]. 그리고 표준어에서 단모음으로 발음되고 있는 ‘ㅚ’는 ‘ㅣ’ 또는 ‘ㅐ’로 발음되고[예: 외국→이국], ‘ㅟ’는 ‘ㅜ’ 또는 ‘ㅣ’로 발음된다[예: 쉬다→시다]. 또한 표준어의 ‘ㅡ’는 실제 발음상 ‘ㅓ’와 구분이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예: 음악→엄악].

김천 방언에서 이중 모음의 경우 표준어는 ‘ㅑ, ㅕ, ㅛ, ㅠ, ㅘ, ㅝ, ㅙ, ㅞ, ㅖ, ㅒ, ㅟ, ㅢ’의 12개인 것과는 달리 그 수가 줄어들고, 실제 발음이 되는 이중 모음도 표준어와는 다른 음으로 실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ㅑ, ㅕ, ㅛ, ㅠ’는 첫음절에서는 표준어와 같은 음으로 발음되나 둘째 음절 이하에서는 단모음화 등 여러 변동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예: 석유→석우]. 그리고 ‘ㅘ, ㅝ, ㅙ, ㅞ’는 표준어와 같은 음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독특한 변이형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예: 과부→가부]. 김천 방언에서는 ‘ㅟ’와 ‘ㅢ’는 대개 단모음 ‘이’로 발음이 되는 경우가 많다[예: 위에→우에].

김천 방언에서는 이중 모음이 단모음으로 발음되거나[예: 뀌다→끼다] 나아가 낱말의 음절까지 줄이는 경우도 아주 흔하게 나타나며[예: 마음→맘], 단모음 ‘ㅏ’, ‘ㅗ’, ‘ㅜ’가 뒤따라오는 ‘ㅣ’모음의 영향을 받아 동화되어 ‘ㅐ’, ‘ㅚ’, ‘ㅟ’ 등으로 바뀌는 ‘ㅣ모음역행동화’ 현상도 나타난다[예: 호랑이→호랭이]. 그리고 김천 방언에서는 표준어와는 달리 단어의 첫음절에서도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향이 두드러지며[예: 고등어→꼬등애], 한 단어 안에서의 구개음화 현상도 흔하게 나타난다[예: 길→질].

2. 문법적 특징

한 지방 방언의 특성은 어휘보다는 문법 현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문법적 현상 중에서도 문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문장 종결 어미에서 특히 잘 보여 준다. 김천 방언의 독특한 문장 종결 어미는 평서형 종결 어미, 의문형 종결 어미, 청유형 종결 어미 모두에서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예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평서형 종결 어미에서는 ‘습미다/-ㅂ미다’가 ‘-심다’로 축약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는다’, ‘-으마’와 같은 경우에는 ‘는대이’, ‘는다 카더라’ 등이 사용된다. 또한 김천 방언을 비롯한 경상북도 서북 방언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여’가 예사 높임과 예사 낮춤까지 두루 쓰인다[예: 아, 정말 비 마이 와여].

김천 방언의 의문형 종결 어미에는 표준어의 ‘습니까’가 ‘습디까’로 자주 사용되고, 표준어에서 예사 높임 의문형 종결 어미인 ‘-오/소’ 대신에 반말형에 존대 보조사 ‘-요’를 결합한 형식이 예사 높임 의문형 종결 어미로 사용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예: 누가 아요?]. 그리고 표준어에서 예사 낮춤 의문형 종결 어미인 ‘-는가/는고’는 김천 방언에서 그 사용이 빈번한데 특이한 점은 의문사가 들어가는 의문형 문장에서는 ‘-는가’가 쓰이고, 의문사가 들어가지 않는 가부(可否) 의문문의 발화에는 ‘-는고’가 쓰인다. 또한 표준어의 ‘-지?’는 ‘-재?’로 나타난다. 표준어의 의문형 종결 어미 중에 ‘-느냐’와 ‘-니’는 김천 방언에서는 대신 ‘-나/노’와 ‘-가/고’가 사용된다[예: 할부지 집에 기시나?, 너 학교 갔다 언지 왔노?].

김천 방언의 대표적인 의문형 종결 어미에는 ‘-여’형이나 반말에 ‘-요’가 결합된 형식이 있다[예: 아지매, 쪼매 기다리여/기다리요]. 그리고 이 두 유형은 예사 높임의 의문형 종결 어미로 사용될 수 있기에 동일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여’형이 예사 낮춤 의문형 종결 어미에도 쓰이므로 차이를 가지기도 한다[예: 댔어. 기양 가여].

김천 방언의 청유형 종결 어미에서 상대를 높여서 말할 때는 보통 ‘-으입시다’를 쓰고[예: 말 좀 물어 보입시다], 상대 예사 낮춤 청유형 종결 어미에는 김천 방언의 종결 어미에 대체로 모두 쓰이는 ‘-여’ 형태도 나타난다[예: 영식이 엄마도 같이 가여].

이외에도 김천 방언에서는 표준어보다 접미사형을 사용하는 피동과 사동 표현이 훨씬 많다. 김천 방언 사용자들은 다른 경상도 방언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음의 높낮이와 길이를 사용하여 피사동을 구분하는 능력이 표준어 사용자들보다 뛰어나다. 표준어보다는 김천 방언에서는 통사적 장치인 보조 동사 계열의 피동형(‘-아/어지다’, ‘-게 되다’)이나 사동형(‘-게 하다’)이 표준어보다 덜 발달되었다고 볼 수 있다. 표준어에 최근 영어 사용의 영향으로 ‘보여지다’식의 우리말 방식이 아닌 피동형까지 사용되는 것을 고려하면 대조적으로 우리 전통 어법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3. 어휘적 특징

김천 지역에서 사용되는 어휘들은 경상북도 지역의 어휘들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또한 김천 지역의 어휘 특징을 모두 규칙화하여 설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김천 지역의 독특한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어휘들을 선별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고자 한다.

먼저 생활 어휘를 살펴보면 표준어 ‘벼’는 김천 방언에서는 ‘나락’ 또는 ‘비’라고 하고, ‘거름’은 ‘거럼’, ‘흙덩이’는 ‘흑디’ 또는 ‘흑딩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애벌매다’를 ‘아시매다’, ‘볏단 세우다’를 ‘가리 시우다’, ‘콩깍지’를 ‘콩깍재기’ 또는 ‘콩깍대기’라고 한다. 이밖에 음식과 관련된 어휘는 ‘콩기름’을 ‘콩지름’이라 하고, ‘오이소박이’를 ‘무리김치’, ‘반찬’을 ‘건거이’, ‘국수’를 ‘국시’라고 한다. 가옥과 관련된 어휘는 먼저 ‘마루’를 ‘마리’라 하고, ‘대청마루’를 ‘청마리/청마루’ 또는 ‘어간마리/어간마루’, ‘담벼락’을 ‘담삐락’이라 한다. 그리고 ‘이엉’을 ‘영개’, ‘주춧돌’을 ‘주챗돌’, ‘돌멩이’를 ‘돌미이’, ‘장독대’를 ‘장꼬방/토방/뜨럭’이라 한다. 그밖에 김천 방언에서는 다양한 생활 어휘들이 표준어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인체와 관련된 어휘들을 살펴보면 먼저 ‘가르마’를 ‘가름매’ 또는 ‘가름패’, ‘턱’을 ‘택’, ‘수염’을 ‘시엄’, ‘입술’을 ‘입수불/입수부리’, ‘혀’를 ‘헤’, ‘벙어리’를 ‘버버리/버부리’, ‘엉덩이’를 ‘엉디/엉데이’, ‘복사뼈’를 ‘복숭씨/복숭삐’라고 한다. 이외에도 인체와 관련된 다양한 어휘들이 나타난다.

상태를 나타내는 김천 방언들의 어휘를 살펴보면 ‘작다’를 ‘쪼맨하다’로, ‘가볍다/가벼운’을 ‘개볍다/개벼운’, ‘묽다’를 ‘추지다’, ‘가깝다/가까운’을 ‘개적다/개적언’, ‘사납다’를 ‘거시다/싸납다’로 표현한다.

동작을 나타내는 김천 방언들의 어휘를 살펴보면 먼저 ‘삼키다’는 ‘생키다’로, ‘끓이다’를 ‘끼리다’, ‘꾸다’를 ‘채다’, ‘나누다’를 ‘농구다/노눈다’, ‘묶다’를 ‘무꾸다’, ‘만들다’를 ‘맹글다’, ‘떨어뜨리다’를 ‘널쭈다/떨쿠다’로 표현한다.

부사로 쓰이는 김천 방언들의 대표적인 어휘는 먼저 표준어의 ‘갑자기’는 ‘각중애’로 표현하고, ‘천천히’는 ‘천처이/징이’, ‘깨끗이’를 ‘깨꺼시’, ‘함부로’는 ‘벌로/빌로’, ‘하마터면’을 ‘까따카마’, ‘살며시’를 ‘살모시’, ‘제발’을 ‘지발’, ‘제법’을 ‘우시/지법’으로 표현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어휘적 특성을 보여 주는 방언이 김천 방언이라 할 수 있다.

[현황]

예전부터 김천 지역은 경상북도와 다른 지역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따라서 다른 경상북도 지역의 방언들보다 다른 지역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근대화가 이루어진 현재는 발달된 교통수단에 의해 다른 지역 간의 소통이 더욱 가속화되고, 이러한 변화는 이 지역의 언어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공교육의 확대는 점점 언어생활에 있어서도 표준어의 확대를 가져와 김천 방언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 가고 있다.

[의의와 평가]

어느 특정 지역의 말은 그 지역에 오래 전부터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따라서 오래 전부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김천 방언은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가 담겨져 있으며, 이러한 김천 방언을 소중히 지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1.09.23 선산군을 생략함 구미시와 선산군은 행정상 통합되었으므로 선산군을 생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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