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2C01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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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여수경 |
[해인리(海印里)와 해인사(海印寺)]
해인리라는 지명을 처음 접하면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합천에 있는 해인사와는 어떤 관계일까? 해인리는 경상북도 김천, 해인사는 경상남도 합천에 속해 있다. 그렇다면 한자가 다른 것일까 하는 생각에 한자를 확인한다. 바다 해(海), 도장 인(印). 한자도 동일한 것을 보니 분명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다.
해인리의 지명에 대한 궁금증은 저 멀리 합천 해인사로 향한다. 한자까지 동일한 이 두 명칭이 필시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는 약간의 기대감과 함께 해인리의 지명 유래에 대해 확인해 보지만, 기대와 달리 『경상북도마을지』나 『김천시지』에 적힌 내용은 약간 실망스럽다. 다음은 기록된 내용을 조합한 것이다.
“‘해인’이란 마을의 지명은 신라 시대 마을 뒤 삼도봉 골짜기에 해인사(海印寺)라는 큰 절 이름에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설에 삼도봉 해인사가 경상남도 합천의 해인사로 옮겨 갔다는 설이 있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해인리와 해인사에 대한 연관성이 그리 생뚱맞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과거 해인리에는 해인사라는 사찰이 존재했으며, 이에 연유하여 해인리라는 지명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해인사가 합천의 해인사와 동일한 사찰인지에 대한 관심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인산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원[1947년생] 씨도 필자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했다.
“해인이라는 지명은 여기밖에 없어요. …… [중략] …… 해인사가 있었다가 옮겨 갔다고 하는데, 내가 해인사 가가[가서] 주지 스님한테 여쭤 보기도 했어. [해인사는] 강원도에서 왔더라고.”
구전으로 전해지는 내용에 자세한 것을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합천의 해인사와 해인리에 존재했던 해인사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해인리에 있었다고 하는 해인사는 어떤 절이었을까?
[해인리에 전하는 해인사 터]
해인리에서 삼도봉으로 오르는 임도[임산 도로]를 따라서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에 이정표 하나가 보인다.
해인사가 있던 자리를 알려주는 이정표로, 임도에서 벗어나 흙길로 오르는 계단 입구에 세워져 있다.
임도에서 벗어나 나무로 덮인 작은 길을 따라가기를 몇 분 정도, 나무와 바위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 점점 길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비교적 너른 광장이 눈에 들어오며, 풀로 우거진 석축도 보인다. 오랜 세월로 인해 석축 주변으로 많은 풀과 잡목들이 우거져 있지만, 누가 봐도 돌로 쌓아 놓은 석축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가정의 담이 아닌 사찰이 있던 곳임을 짐작하게 할 만큼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높이 약 1m의 석축은 2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석축 내부에는 사찰의 기둥으로 추정되는 흔적들도 남아 있었다.
온돌방의 흔적으로 확인되는 구들도 확인되며, 주변으로 여러 가지 자기편들이 보인다. 그러나 여름에 찾아가면 주변의 잡목으로 인해 석축 내부의 원추와 흔적들을 확인하기 힘들다고 한다.
해인사 터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조사된 바도 없고, 문헌상으로도 이쪽에 어떤 사찰이 위치했는지 전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구전으로 해인사라 불리는 절이 신라 시대 창건되었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왜 폐찰되었는지조차 알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흔적만 남아 있는 사찰 터에 대한 궁금증은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풀리지 않을 것이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