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2A03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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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김천시 개령면 동부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송기동 |
[어버이날 동부1리 마을회관]
어버이날 아침 카네이션을 한아름 안은 청년들이 동부1리 마을회관으로 연신 들락거린다.
이장 김용이[1962년생]씨는 특유의 비음 섞인 목소리로 마을 방송을 한다.
“동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장입니다. 오늘 어버이날을 맞아서 우리 마을 청년회에서 동민 여러분을 모시고 카네이션 달아 드리기를 하고, 또 노인회에서는 식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회관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이 끝나자 마을 주민들이 새 옷으로 단장을 하고 지난해 새로 지은 마을회관으로 모여들었다.
“아이고 고맙구만, 고마바[고마워].”
마을 이장 김용이 씨는 일등으로 회관에 들어선 마을 최고령자 김기환[1922년생] 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린다. 노인회장 유재호[1937년생] 씨도 카네이션을 달아 주는 마을 청년회원들에게 주민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
“매년 어버이날마다 잊지 않고 객지에 나갔던 청년들까지 들어와서 꽃을 달아 주니 우리 노인회원들을 비롯한 주민들은 그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노인회원들이 회관 문을 나서니 ‘부일가든’이라고 적힌 봉고차가 회관 앞에 대기하고 있다. 카네이션을 달아 준 청년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이날의 주민 점심식사 경비는 노인회에서 내기로 했던 것이다. 봉고차에서는 벌써부터 신명나는 음악이 차창으로 흘러나온다.
“자, 우리 건배합시다. 다시 한 번 청년회에 고마움을 전하며 우리 모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젊은이들한테 폐 끼치지 않는 겁니다. 우리 동부1리의 발전과 청년회, 노인회원들의 건강을 위하여!”
푸짐하게 차려진 상 사이로 청년회원과 노인회원이 한데 어우러진 어버이날의 신명난 회식이 훈훈하게 물들어 간다.
[어버이날의 동부2리 마을회관]
어버이날 전날부터 부녀회장 박진옥[1966년생] 씨는 어버이날 잔치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부녀회원들과 함께 장을 보고 밑반찬은 미리 준비를 해 두었건만 당일에도 아침 7시부터 부침개를 굽고 돼지고기를 삶아야 했다.
“아아, 안녕하십니까. 오늘 마을회관에서 동민 여러분을 모시고 어버이날 점심식사를 할 예정입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 분도 빠지지 마시고 회관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김해술[1951년생] 이장의 방송 소리가 울려 퍼지자 서서히 회관이 붐비기 시작한다. 전 이장 배현[1962년생] 씨는 논일을 하다 말고 달려와 회관 마당에 상을 펴고 의자를 편다. 마을 부녀회원들이 전날부터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술이 금방 한상 가득 차려졌다.
객지로 나갔던 이웃집 아들네들이 보이자 주민들은 연신 인사를 하고 받느라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피어난다.
“오늘 어버이날을 맞아 조촐합니다마는 어제부터 부녀회에서 음식 장만하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차린 것은 별로 없습니다마는 어르신들 오늘 많이 드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고맙네, 고마바. 잘 먹음세.”
그렇게 동부리의 어버이날은 마을 주민들의 가장 큰 화합 잔치로 승화되고 있었다.
[정보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