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B03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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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한양명 |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에게는 교육 받을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10세 남짓만 되면 집안일을 거들어야 했으며, 농촌마을의 경우 이 시기에 처음으로 친정어머니에게 길쌈을 배우는 게 큰일 중 하나였다. 길쌈을 잘하는 여성은 시집가서도 늘 칭찬을 받는 반면 길쌈을 못하는 여성은 시댁 식구들로부터 구박을 받기 일쑤였기에, 친정어머니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딸이 구박받지 않도록 길쌈을 손에 익혀 시집을 보내고 싶었으리라.
여성들에게 농사철은 가장 힘든 시기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 종일 농사일에 매달리다 집에 돌아오면 쉴 틈도 없이 길쌈을 했다. 밤이 이슥해서야 지친 몸을 누일 수 있었는데, 그것도 시어머니의 허락을 맡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단다.
여성들은 ‘낮에는 먹을 벌이를 하고 밤에는 입을 벌이’를 해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고 김갑용 할머니가 고단했던 옛일을 회고하였다.
“시집와서 길쌈할라면 밤잠도 못 자고 그랬지. 옛날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낮에는 먹을벌이 해야 하고 밤에는 입을벌이를 해야 한다’ 그랬어. 밤에는 삼해서 옷 해 입고 낮에는 방앗간에서 나락하고 보리 찧어야 하고. 낮에는 먹을 노릇하고 밤에는 입을 노릇해야 한다고 그러지.”
그나마 겨울에는 길쌈에만 신경을 쓰면 되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어찌됐든 그렇게 여성들은 길쌈을 하여 식구들의 옷을 지어 입혔다. 여름에는 삼베옷을 지어 시부모님과 남편, 아이들에게 입히고 설에는 식구들의 설빔을 마련했다. 그리고 집안 어른의 생신 때도 잊지 않고 새 옷을 지어 선물했다. 그러나 옷을 지은 당사자인 여성들에게 돌아가는 옷은 없었다. 따라서 시집 올 때 옷을 넉넉하게 가져오는데, 옷에 잘 지지 않는 얼룩이 묻거나 더렵혀지면 헝겊을 덧씌워서 가렸다. 할머니들은 그 힘들었던 시기를 두고 “밥하고 옷 해 입히고 그게 큰일이래.”라며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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