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A01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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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재해 |
많은 사람이 하회를 찾아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수려한 자연환경 때문이다. 마을을 휘감아 돌아가는 낙동강 물줄기와 흰 무명베를 펼쳐 놓은 듯한 깨끗한 백사장, 그리고 만송정의 푸른 솔숲과 깎아지른 듯한 부용대 절벽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는 경관을 이루고 있다.이러한 경관은 누구든 한 번쯤 둘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마을 입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큰 골목을 따라 여러 고택을 둘러본 다음 낙동강이 보이는 길을 따라 걸어 나오는 코스를 밟는다. 그 길을 따라 올라오면 겸암 류운룡이 강바람을 막기 위해 심었다는 만송정숲을 볼 수 있다.
푸른 솔숲을 가로질러 강 쪽으로 나오면 강과 닿아 우뚝 솟아오른 부용대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부용대는 계절과 어느 시간대에 보느냐에 따라 보는 이로 하여금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강물이 불어 빠르게 흘러가는 여름에는 물소리가 부용대의 웅장함을 더해 주는가 하면, 강물이 줄어 느리게 흐르는 겨울에는 부용대의 모습이 강물에 비치어서 여름과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하회마을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러 왔다면 부용대만 슬쩍 둘러보고 갈 것이 아니다. 부용대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경관 또한 볼거리이기 때문이다. 부용대를 마주하고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곳곳을 찾아보자. 부용대를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겸암 류운룡(柳雲龍, 1539~1601)이 세운 겸암정사가 자리 잡고 있고 오른쪽에는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이 세운 옥연정사가 자리 잡고 있다.
옥연정사 왼쪽 옆으로 몇 그루의 소나무가 보이는데, 그 아래로 보이는 바위가 능파대이다. 능파대에는 류성룡과 관련하여 이야기가 전한다. 류성룡이 어렸을 때 강에 빠진 일이 있었는데 갑자기 돌개바람이 불어 서애를 능파대 위로 밀어 올렸다는 것이다.
능파대와 이어진 바위들을 살펴보면 선조들이 새겨 놓은 문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옥연(玉淵)’, ‘능파대(凌波臺)’, ‘추월담(秋月潭)’이라는 문자가 바위 위에 새겨져 있다. 수량이 줄어드는 가을이 되면 능파대 앞에 작은 소(沼)가 생긴다고 한다. 밤이 되면 그 소에 달이 비친다고 하여 추월담이라는 문자를 바위에 새긴 것이라고 한다.
능파대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계강암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있다. 계강암은 하회마을에 살던 양반들이 배를 타고 부용대 아래에 도착해서 배를 묶어 두었던 바위라고 한다. 계강암에서 좀 더 서쪽으로 가면 언젠가 부용대에서 떨어졌다고 하는 큰 바위가 있다. 사람들은 이 바위의 모습이 모자처럼 보인다고 하여 ‘갈모바위’라고 부른다. 부용대의 서쪽 아래에는 겸암정사가 자리 잡고 있다. 겸암정사 앞에는 겸암과 서애 형제의 우애를 상징하는 형제바위가 있다.
꽃내에 비치는 모습만으로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하회마을에서 부용대로 가는 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나룻배를 타고 가는 물길이고, 둘은 중리에서 광덕으로 가는 육로이다. 부용대 아래에 도착해서 위로 오르는 길은 다시 두 길이다. 겸암정사 쪽에서 오르는 길과 화천서원 쪽으로 오르는 길이다. 부용대로 오르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다. 마을에서 부용대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했다면 부용대에 직접 올라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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