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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01012
한자 文集
영어의미역 Literary Collection
분야 역사/전통 시대,종교/유교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안병걸

[정의]

전통시대 안동 지역에서 특정 개인이나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 편집한 책.

[개설]

문집(文集)은 글자 그대로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 유래는 중국의 완효서(阮孝緖)가 편찬한 『칠록(七錄)』 가운데 문집록(文集錄)을 두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역대 중국의 도서목록에는 집부(集部)를 두고 문집을 그 안에 수록하였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중국의 예를 준용하였다. 그러나 문집은 특정 개인의 전 저작물을 망라한 개인 전집의 성격을 가지므로 문학류, 역사류 등 한 부류의 저작으로만 분류할 수 없다.

문집은 대개가 한 사람의 저작을 모은 것이지만 두 사람 이상의 글을 함께 엮은 것도 있다. 따라서 합고류(合稿類), 유집류(遺集類), 전집류(全集類), 실기류(實記類) 등을 포괄한다. 실기는 피전자(被傳者)의 행적을 주로 하고, 그가 남긴 시문과 후인들의 송찬(頌讚)과 시문을 합하여 간행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전기류에 속하지만 일반적으로 문집으로 분류한다.

[문집 간행의 의미]

문집 발간은 한 개인의 저작을 후세에 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혈연과 학연과 지연을 바탕으로 한 의미가 있다. 문벌을 중시하는 신분 사회에서 이름난 조상을 중심으로 한 혈연적 결속이 문집의 간행으로 나타난 것이다. 현조(顯祖)가 남긴 문집을 간행하여 향당에 배포함으로써 일족이 사회적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조선 후기의 안동 지역 등 영남 지방에서 간행된 문집들은 특히 이러한 성격이 강했다.

동시에 문집 간행은 사회적 제약을 받는 측면이 있었다. 글이 있고, 경제적인 여건이 구비되어 있더라도 향촌 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문집을 간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말기부터는 형세만 되면 누구나 문집을 간행했기 때문에 그 이전의 문집과 그 이후 문집에는 형성상의 성격적 차이가 있다.

또한 문집을 간행할 때, 당시 사회의 각종 상황에 비추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내용이면 편집 과정에서 변개(變改) 또는 삭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사회적 진실의 전달이 둔화되면서 그 내용들이 더욱 찬미적이고 무비판적인 성격을 갖는 한계성도 내포한다. 심지어 문집 내용이나 작가가 사회적·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때 이미 간행된 문집을 모아 태우거나 문집의 책판을 없애 버리는 일도 있었는데, 이를 파판(破板)이라고 하였다.

[명칭과 체재, 내용]

1. 명칭

문집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저자의 사후 후인들에 의해 편찬된다. 그 명칭은 대체로 생전의 저자가 사용하던 별호에 선생이라는 존칭을 사용하는데, 이황의 『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이 그 예이다. 문집은 수록 내용에 따라서 문집, 시집, 별집(別集), 속집(續集), 보유(補遺), 전집(前集), 후집(後集), 외집(外集), 부록 등이 사용되었다. 이중에 별집이나 속집, 보유 등은 원집이 간행된 뒤에 남은 저작물을 추가로 편찬 간행한 경우에 사용한다.

2. 체재

문집의 체재는 판식(版式)과 편차(編次)로 나뉘는데, 판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형식을 취한다. 광곽(匡郭)은 사주쌍변(四周雙邊) 또는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계선(界線)이 있으며, 반엽(半葉) 10행에 매행(每行) 18~22자가 일반적이다. 주(註)는 본문보다 한 자 내지 두 자 정도 낮추며, 세주(細注)는 대부분 쌍행으로 되어 있다. 판심의 어미는 흑어미(黑魚尾), 화문어미(花紋魚尾), 백어미(白魚尾) 등 세 가지이다. 어미의 형태는 간행 시대를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 판심제(版心題)는 주로 어미와 어미 사이에 쓰며, 거기에는 권차(卷次)까지 적어 두는 것이 통례이다.

편차는 대체로 서문, 목록, 본문, 부록, 발문의 순으로 엮어져 있다. 서문은 권수에 붙이고, 발문은 권말에 붙인다. 서문과 발문은 저자 또는 그 후손들과 학연 및 혈연관계에 있는 저명한 인사의 글을 받는다. 그의 명망을 통하여 문집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식이 엿보이는 것이다. 특별히 왕의 서문을 붙이는 경우는 본문에서도 대두법(擡頭法)이나 공격(空格)을 사용하여 경의를 표한다.

목록은, 각 권의 목록을 한 데 모은 합권 목록과 각 권의 권두에 목록을 따로 붙이는 분권 목록이 있다. 영남 지방은 각 권의 목록을 함께 모은 합권 목록을 만드는 경향이 많고, 호남 지방은 목록을 각 권의 권두에 붙이는 경향이 많다.

본문은 대체로 주소(奏疏), 시(詩), 서(書), 서기잠명(序記箴銘), 애사(哀辭), 제문, 지장(誌狀), 부록의 순으로 편집한다. 부록은 문집의 말미에 붙이는데, 저자의 행장 유사 또는 그를 애도하는 만사(輓辭)·내사(柰辭)·제문 등을 모은 것이다. 이 글들은 저자의 글이 아니므로 부록에 두지만, 그 문집을 연구함에 중요한 자료이다. 발문은 문집의 편찬과 간행의 전말이나 기록하여 남길 만한 사실을 밝히는 글이다. 이 발문을 통하여 문집 간행의 취지 및 경위 등을 알 수 있다.

3. 내용

문집의 내용은 시부류(詩賦類), 서독류(書牘類), 주소류(奏疏類), 서발기류(序跋記類), 잠명송찬류(箴銘頌贊類), 애제류(哀祭類), 전장비지류(傳狀碑誌類), 잡저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서독류에는 당시의 실상이 담겨 있을 뿐 아니라, 학문적인 심오한 내용도 서한으로 개진하는 경우가 많아 철학, 문학, 사회정치 등 각 방면의 연구에 주목할 것이 많다. 퇴계고봉 사이의 사단칠정논변이 대표적인 예이다. 주소류는 정사에 대한 의견을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므로 역사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서발기류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수필이기 때문에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와 더불어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이 많다.

애제류는 죽은 이에게 드리는 산 사람의 글이어서 진실을 속임 없이 나타내는 감동적인 글이 많다. 전장비지류는 사적(事迹)이나 개인의 일생사를 적은 것으로 인물 연구에는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자료가 많다. 잡저류는 문체적 기준으로는 분류가 곤란한 것을 모아두는 항목이다. 그러나 저자의 독특한 저작물을 여기에 두므로 연구자들이 다양한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다.

[간행 절차]

1. 편집

문집은 허목의 『기언』과 같은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후인들에 의하여 편집된다. 먼저 저자의 사후에 후손이나 후학들이 회의를 열어 원고 정리와 편집 및 간행에 대한 여러 일을 나누어 실행한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저작을 수집,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제2차로 수집된 저작을 가편집하여 초고(草稿)를 만든다. 초고가 완성되면 체재 및 내용의 교정 작업이 이루어진다.

원고 교정은 인근 학자들 중 적격자들을 선정하여 공동 합의교정을 하는데, 이때 글의 내용이 학문적 또는 향당 제족(諸族) 간에 물의가 일어날 정도의 것이면 공론을 감안하여 삭제 또는 고치는 것이 상례이다. 교정과 초고본이 이루어지면,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정서하고, 서문과 발문을 붙이면 편집이 완료된 정고본(定稿本)이 된다.

2. 간행

문집의 간행은 저자가 향촌 사회에서 문집을 내놓을 만한 학식이나 덕망이 인정될 때만 가능하였다. 그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향촌 사회 유지들에게 통문(通文)을 낸다. 둘째, 통문에 지정한 날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는데, 공사원(公事員), 즉 전형위원을 5~6명 선출하여 좌장(座長)을 선임한 다음 그 좌장의 주재에 따라 문집 간행의 파임(爬任, 업무 분장)을 결정한다. 셋째, 업무 분장이 끝나면, 먼저 등자본(登梓本, 版下本)을 작성한다. 정고본을 그대로 등자본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간행을 위하여 새로 교정을 보고 별도의 등자본을 만들기도 한다.

넷째, 교정 부서에서는 출판할 원고의 교정을 철저히 하여 완벽한 등자본을 만들고, 감재·감인 부서에서는 각판(刻板) 및 인출 작업을 간검(看檢)하고, 장재는 재정을 뒷받침한다. 다섯째, 문집이 출판되면 학연·혈연·지연에 따라 관계 인사들에게 통문을 내어 지정한 날에 낙성(落成) 고유(告由)를 올리고 장판각(藏板閣)을 마련, 영구 보관을 꾀한다. 그러나 대개는 그 문중의 정자나 재실에 보관하였다.

3. 출간 방법

출판의 수단은 목판(木版)·활자판(活字版)·평판(平版) 등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목판으로 간행할 때는 먼저 판목의 재목을 베어 온 다음 그것을 책판 크기 정도로 애벌로 켜서 소금물이나 진흙탕 논 속에 1~2개월 삭힌 뒤 정판(整板)하고, 그 판 위에 등자본을 붙인 다음 각수를 새긴다. 책판의 재료는 주로 서어나무나 자작나무가 일반적이다. 이렇게 각판이 끝나면 인출하여 성책(成冊)한다.

각자가 끝나면 판면을 보호하기 위하여 양 가장자리에 각목을 붙여 두는데, 이를 ‘마구리’라고 한다. 활자로 출판할 때는 원고에 따라 활자를 줍고 소정의 판식을 갖춘 밀판[蠟板〕위에 원고에 따라 식자(植字)를 하여 인판(印板)을 만든 다음 인출한다. 활자는 목활자·금속활자·연활자(鉛活字)의 세 종류가 있는데, 영남 지방의 문집은 목활자가 주류를 이룬다. 평판, 즉 석판(石板) 인쇄는 갑오경장 이후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출판 방법이다. 석인본은 목판처럼 각수의 실수로 인한 오각이 나올 수 없고, 목활자 인쇄처럼 오자나 탈자가 없이 원고 형태 그대로 인쇄되는 장점이 있다.

[연구 방향]

우리나라 고서적 중 약 반수 정도는 문집이다. 특히 학자가 존경을 받았던 영남 지방에서는 문집 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숫자도 파악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문집만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연구 논문도 없다. 문집은 개인의 모든 저작물의 집합이라는 점에서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다양한 개인적 체험 자료의 보고(寶庫)이므로 자료 가치가 매우 높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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