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400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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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傳統家屋-寶庫安東 |
영어의미역 | Andong , The Thesaurus of Traditional Hous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북도 안동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연상 |
[개설]
안동은 경상북도 북부 지역의 중심지로, 긴 역사를 바탕으로 한 전통문화와 다양한 건축 문화유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곳이다. 과거 역사와 문화를 보면, 경상북도는 크게 대구를 중심으로 성주문화권, 경주를 중심으로 한 경주문화권, 안동을 중심으로 한 안동문화권로 나뉜다. 안동문화권은 불교문화 위에 유교 문화를 꽃피운 곳으로, 안동의 유교 문화는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제 모습을 갖추었다. 따라서 안동은 이와 관련한 유교 문화와 전통 건축 문화유산의 보고인 동시에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로 일컬어진다.
[안동의 산과 하천 그리고 낙동강]
안동은 경상북도 북부 중앙에 있는 지역으로 동쪽으로 영양·청송, 서쪽으로 예천, 남쪽으로 의성, 북쪽으로 영풍·봉화와 이웃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산으로 다른 시·군 지역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그곳에 크고 작은 하천과 강이 흐른다.
안동시 중앙부에는 낙동강의 본류가 동에서 서로 흘러 풍천면 하회리(하회마을)와 기산리를 거쳐 문경과 상주 지역으로 유유히 흘러간다. 낙동강은 영주와 예천의 지류와 만나 문경과 상주 지역에 이르러 방향을 틀어 남북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안동 지역은 낙동강의 동안(東岸)이라 하고, 상주 지역(문경은 옛 상주에 속함)은 낙동강의 서안(西岸)이라고 한다. 즉 지릅재로 이어진 서쪽 상주와 죽령으로 이어진 동쪽 안동은 지리적 환경이 다르다.
안동시 중앙부를 흐르는 낙동강 본류는 두 계류가 합수하여 흐른다. 도산면에서 시작하여 안동댐에 머무른 후 다시 흐르는 계류가 그 하나이고, 길안면과 임동면에서 시작하여 임하댐에 잠시 쉬었다 흐르는 계류가 다른 하나이다. 안동댐의 계류와 임하댐의 계류는 안동시 중구동과 강남동·용상동의 접점에서 합수하여, 이들 동(洞)의 경계를 긋고 있다.
상주 지역은 선산·김천·옥천·보은의 넓은 들녘이 이어지고 있지만, 안동은 전체적으로 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넓은 들녘은 풍산평야 정도이다. 풍산평야는 풍산읍 안교리·하리리·소산리와 풍천면 가곡리에 걸쳐 있으며, 낙동강의 범람과 낙동강 소지류인 상리천·매곡천에 의하여 형성된 평야로 안동에서 가장 넓은 들녘이다.
[안동의 어제와 오늘]
1. 선사시대
안동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안 많은 역사 유물과 유적, 다양한 문화유산을 남겼다. 석기시대 이전 안동의 모습은 발굴된 유물·유적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청동기시대 유물·유적이 발굴된 점을 고려하면, 청동기시대에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음은 분명하다.
2. 고대시대
초기국가시대 안동 지역에는 변진 24개국 중 기저국(己柢國)과 불사국(不斯國)이 터전을 잡고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창녕국(昌寧國)·구령국(驅令國)·소라국(召羅國) 등도 터를 잡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 지역에는 3세기 중엽 신라의 소국 고타야군(古陀耶郡)이 있었는데, 삼국시대 500년(지증왕 1) 지증왕이 이곳에 행차하였다고 한다. 757년(경덕왕 16) 고창군(古昌郡)으로 바뀌면서 직녕현(直寧縣, 지금의 일직면), 고구현(高丘縣, 지금의 의성 북부), 일계현(日谿縣) 등을 속현으로 삼았다.
3. 고려시대
고려시대 초 안동은 후백제와 고려가 대립하던 곳으로, 이 지역 호족들이 왕건 밑으로 들어가면서 고창군에서 안동부(安東府)로 승격하였다. 이후 영가군(永嘉郡)으로 바뀌었다가 995년(성종 14) 길주(吉州)로 개칭되었고, 1030년(현종 21) 다시 안동부로 바뀌었다.
1197년(명종 27) 경상도 지방에서 일어난 민란을 진압하는 데 공헌한 바가 커 안동부는 안동대도호부로 승격하였다. 원나라 영향 아래 있을 때 복주목(福州牧)으로 바뀌었고, 1361년(공민왕 10)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온 공민왕을 지역 주민들이 지극 정성으로 모셔 안동대도호부로 승격하였다.
4. 조선시대
1576년(선조 9) 관내에 패륜아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일로 안동은 현(縣)으로 격하되었는데, 이후 주민들의 상소로 1581년(선조 14) 부(府)로 회복되었다. 1776년(영조 26) 조정을 비방한 일로 다시 현으로 격하되었다가, 1785년(정조 9) 부로 승격하였다. 1865년(고종 32) 5월 26일 지방 제도 개정(칙령 제98호)의 일환으로 팔도를 폐하고 전국을 23관찰부로 고치면서 안동에는 관찰부를 두었는데, 이듬해인 1896년 안동관찰부를 폐지되고 안동군으로 개칭되었다.
5. 일제강점기와 현대
1914년 3월 1일 예안군을 병합하였고, 1931년 안동면이 안동읍으로 승격하였다. 광복 이후 현재에 이르는 사이에 안동은 크고 작은 행정구역 개편이 이루어졌다. 1963년 안동읍이 안동시로 승격하였으며, 1974년 안동댐이, 1993년 임하댐이 건설되어 크고 작은 마을과 고가(古家)들이 물속으로 사라졌다.
1995년 1월 1일 안동시와 안동군이 통합하여 안동시가 되었고, 이후 행정 관할 통폐합 과정을 거처 풍산읍 1개 읍, 와룡면·북후면·서후면·풍천면·일직면·남후면·남선면·임하면·길안면·임동면·예안면·도산면·녹전면 등 13개 면, 중구동·명륜동·용상동·서구동·태화동·평화동·안기동·옥동·송하동·강남동 등 10개 행정동을 갖춘 오늘날의 안동시가 되었다.
[안동 지역 문화유산과 전통가옥의 모습]
1. 문화유산의 분류
전통가옥 문화유산은 크게 지정문화재·등록문화재·비지정문화재로 나누며, 지정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로 다시 분류된다. 국가지정문화재는 중요 문화재로서 국보·보물·사적·사적 및 명승·명승·천연기념물·국가무형문화재·중요민속문화재 등 8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시·도지정문화재는 유형문화재·무형문화재·기념물·민속자료·문화재자료 등 5개 유형으로 나눈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것 가운데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 만한 시설물로 보존 가치가 큰 문화재를 말한다. 비지정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가 아닌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반 동산물이나 매장물, 건축물로 사라질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을 말한다.
2. 안동의 전통가옥
안동 지역에 있는 전통가옥은 국가지정문화재·도지정문화재·문화재자료·등록문화재 등으로 지정된 문화재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월등이 많아 전통 문화유산의 보고로 일컬어진다. 특히 비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가옥의 수까지 고려하면, 안동 지역 전통가옥 문화유산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은 주로 목조 가옥이고, 이 밖에 토담집·벽돌집·띠집·귀틀집·막살집·움집 등이 있다. 목조 전통가옥은 기둥을 세워 짓기 때문에 가옥의 평면은 네 개의 기둥으로 이루는 ‘간(間)’이 자연스럽게 생기며, 이들 간이 모여 집을 완성한다. 따라서 이들 실(室)은 직사각형이 보편적이며, 직사각형 실이 모여 채가 되고, 채와 채가 모여 전통가옥 및 건축군을 이룬다.
한국의 전통가옥은 지붕 재료에 따라 크게 와가(瓦家)와 초가(草家)로 나눈다. 기와집은 초가집에 비하여 튼튼하고 위풍당당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양반들이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살았다. 전통가옥 내부는 건물의 쓰임새에 따라 흙으로 마감한 흙바닥 구조, 나무널을 깐 마루 구조, 구들을 깐 온돌 구조를 하고 있다. 한국의 살림집은 아무리 작은 규모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하여 온돌 구조가 필수이다. 이와 같은 모습은 안동 지역 전통가옥도 마찬가지이다.
전통가옥의 평면은 지리적 환경에 따라 지역적 차이가 있다. 영남 지역 및 안동 지역의 전통가옥은 서울 경기 지역의 꺾음집 또는 궁집과 달리 ‘ㅁ’자형 평면이 일반적이다. 안동 지역의 ‘ㅁ’자형 전통가옥은 외부에 대하여 닫혀 있는데, 이를 까치구멍집이라고 한다.
까치구멍집을 확대하여 내부에 안마당을 둔 ‘ㅁ’자형 전통가옥은 이 지역에 널리 지어져 지역적 특색을 보여 주고 있다. 작은 규모의 까치구멍집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작은 안마당이 있고, 사면에 실이 있다. 작은 규모의 까치구멍집 외부에 방이나 마루 또는 누마루를 달아 평면의 다양화를 취했는데, 이런 집을 ‘날개집’이라 한다.
안동 지역 전통가옥은 한 건물 안에 실을 일렬로 배열한 홑집형, 두 줄 또는 세 줄로 배열한 겹집형이 있다. 특히 하회마을의 여칸집은 안동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겹집의 한 유형이다. 이 여칸집은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 규모의 여섯 칸으로 정사각형에 가깝다.
전통가옥은 마을에서 떨어져 홀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의 살림집은 같은 성씨 및 혈연관계를 맺으며 동성마을을 형성한다. 이들 동성마을은 대체로 풍수 이론을 바탕으로 주변의 자연경관을 꾸몄다. 풍수론은 산줄기를 기운의 흐름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마을의 터를 잡거나 가옥의 배치를 결정할 때 산의 위치를 중요하게 여겼다.
동성마을에 있는 대부분 가옥과 시설물들은 제각기 바라보는 산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마을과 가옥은 산만해 보이지만, 주변의 자연경관 요소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생계를 위한 농경지는 주로 생활 영역 앞 저지대에 자리 잡고, 거주 공간은 농경지가 끝나고 경사가 시작하는 산기슭에 자리 잡는 게 일반적이다.
[안동 지역 전통가옥 현황]
중앙 정부 및 지방 지자체의 관심이 소홀한 전통가옥은 근대화 및 현대화의 논리 속에서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으며, 비지정 전통가옥은 더욱 심각하다. 안동 지역에서는 전통가옥의 다양한 가치를 인식하여 보존과 아울러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여러 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 목조건축물은 건물을 구성하는 부재들이 수명을 다하면, 건물 전체를 철거하고 새로 짓기보다 일부 또는 전체를 해체하여 훼손된 부재들을 부분적으로 수리하거나 교체하여 건물의 수명을 지속시켰다. 이런 작업은 목조건축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도 전통가옥에서부터 궁궐까지 크고 작은 전통가옥은 주기적으로 완전히 해체하여 상한 부재를 교체·수선하고 있다. 또 다른 건물에 사용했던 목조 부재를 재사용하여 건물을 짓는 경우도 있다.
목재를 이용한 건축 행위는 자연 친화적이며, 더 나아가 일부 부재를 교체하거나 옛 부재를 재사용하는 것은 새로 짓는 것보다 경제적으로나 자연환경 보존 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목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목재를 벌목한 뒤 나무를 심어 목재 순환이 원활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목재의 다양한 개발과 가공 기술을 개발하여 한 수종에 치우치고 정체된 가공 기술의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박제식 문화유산 보존 논리보다 거주민 및 이용자 중심의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관리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안동 지역 전통가옥은 안동 시민들 곁에 오래도록 남아 있게 된다.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동 전통가옥]
전통가옥은 우리나라의 특색 있는 관광·숙박 시설로서 충분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전통가옥 민박 사업은 홍보나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계점을 넘어 전통가옥을 관광·숙박 시설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전통가옥 숙박 시설은 그 독특성으로 내국인에게는 향수를 자아내고, 외국인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숙박 시설 자체만으로도 또 하나의 매력 있는 관광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가옥이 가진 발전 가능성에 민간과 정부의 협력이 더해진다면 우리 전통가옥은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관광자원이자 숙박 시설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례예술촌이다. 편의 시설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완을 거듭하여 가장 궁벽한 곳에 있으면서도 태양열을 이용한 훌륭한 목욕 시설과 인터넷 통신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의 지성들과 담론을 할 수도 있다. 지금은 개인적 창작 공간은 물론 학술인과 예술인의 회의 장소, 전통생활 학습 장소, 유교 연수 장소, 문화·예술계의 귀빈 숙소로도 쓰이고 있으며, 일본 등 외국 예술인들도 입주 신청을 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집필과 연수 공간이 주된 기능이지만 청소년들의 예절 교육 장소로, 또는 일반인들의 전통생활 체험 장소로도 쓰인다. 기제와 시제가 일반에게 공개되어 손님들에게 전통 제례를 실제로 보여 주고 있어 의식 있는 어른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현장 실습을 하기도 한다.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의 창작 능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러한 창작 예술촌 제도는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되었으나, 지례예술촌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고건물의 활용을 통한 생산적 보존’의 본보기가 된 국내 유일의 창작 마을이다. 전통 마을은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고향과 삶의 여유를 찾아 줄 수 있다. 이러한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다면 안동은 전국 제1의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