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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E020102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정현

가송리 동제는 매년 정월 대보름과 단오에 두 번 이루어진다.

[동제 지냄]

가송리에서 지금도 행해지는 정월 대보름 동제의 준비부터 진행되는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제비 마련

제비는 마을 소유로 되어 있는 495.87㎡의 밭과 역시 495.87㎡의 논에서 나오는 소득으로 운영한다. 근래 들어 안동시에서 제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는데, 2009년 정월 대보름 동제 때에는 80만 원을 지원받았다.

2. 당주 선출

정월 대보름 동제의 당주는 정월 초이튿날 아침에 뽑았다. 이날 아침 부인당에 사람들이 모이면 마을 내에서 무당격인 사람이 나와서 경을 외워 신을 청한 후 당주가 될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

이후 신내림을 받은 신대가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도착하는 집이 당주집이 되는 것이다. 가송리에서는 누구라도 신대가 자기 집에 들어오면 즉시 자리를 깔고 맞이하며 굿패(풍물패)들의 풍물소리와 함께 잔치를 벌였으나 최근 들어 이러한 양식이 없어졌고, 대신 마을회의를 통해 깨끗한 사람을 선정한다. 이후 정월 10일경에 당주집과 제당에 금줄을 치고 재계에 들어간다.

3. 제물 마련과 마을 청소

정월 14일날 아침이 되면 당주는 안동 신시장에 나가서 명태, 밤, 대추, 곶감, 떡 등의 제물을 마련한다. 이때는 흥정도 하지 않고 미리 상인들이 상품으로 준비해 놓은 것을 사 온다. 떡은 온혜방앗간에서 받아오고, 제주(술) 역시 온혜양조장에 부탁해서 가장 좋은 탁주를 받아온다. 제물은 깨끗한 것으로 정성을 들여 장만한다. 14일 오후에 들어서면 당주집에서는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때에는 당제에 참석하기 위하여 당주집에 오는 마을 사람들에게 줄 음식도 동시에 장만한다. 음식이 모두 마련되면 제장까지 들고 가기 편하게 음식을 잘 싸서 관리한다. 한편 14일이나 그 이전에 마을에 황토를 뿌려 액을 방지한다. 또한 당주집 대문에 솔가지를 쳐서 당주집임을 알린다.

4. 당주집 집결

14일 오후가 되면 당주집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은 후인 약 7시 경이 되면 본격적으로 모여드는데, 모인 사람들은 마을에 관한 대소사를 이야기한다. 어둠이 완전히 내린 8시경이 되면 굿패들은 풍물을 준비하고 풍물을 울리기 시작한다.

5. 부인당으로 이동

저녁 9시경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모이고 이야기가 정리되면서 부인당으로 이동을 준비한다. 이때에는 풍물패가 본격적으로 풍물을 잡고 사람들을 인도한다. 풍물패가 풍물을 치면서 마당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제관들이 의복을 갖추고 두건을 쓴 후 마당으로 나와 풍물패 뒤를 이어서 돈다. 그리고 제물을 지게에 담아 지거나 손에 든 사람이 그 뒤에 서면 마을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짚과 나무로 횃불을 만들어 불을 밝힌 후 당으로 향한다. 당으로 향하면서 ‘단수치기’를 세 번 하는데, 이것은 예전에 당이 있었던 봉오리나 산신을 향하여 하는 인사굿이다. 즉 옛 골매기당에 예를 드리는 것이다.

6. 제물차림, 금줄치기

당에 도착하면 풍물패는 가락을 즉시 빠르게 바꾸고 신명나게 한판을 논다. 제물을 든 사람은 부인당의 문을 열고 옷을 정비하며, 가져간 제물을 잘 차린다. 다른 한편에서는 당 주위 나무들 사이로 금줄을 쳐서 당 주변을 신성하게 만든다. 동제에 쓰이는 제물은 고등어, 미역, 사과, 배, 곶감, 밤, 대추, 백편, 술 등이다. 특히, 장작불에 살짝 구운 간고등어는 이 지역만의 독특한 제물이다.

7. 부정치기

제물이 어느 정도 준비되고 당 주위로 금줄이 고정되면 당주가 부정을 친다. 부정치는 방법은 산신각 앞에서 한손으로 솔가지를, 다른 한손에는 물바가지를 들고서, 솔가지에 물을 묻혀서 뿌리고 바가지를 엎어 칼로 친 후 칼을 옆에다 두는 것이다.

8. 제사

부정치기가 끝나면 제관들이 당 앞에 선 후에 유교식 의례 절차로 초헌, 아헌, 종헌을 드린다. 잔은 부인당에 먼저 드리고 산신각에 각 한 잔씩 올린다.

9. 풍물 진법치기

일정한 휴식이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풍물을 치기 시작한다. 이때 신대를 든 사람이 풍물패 중앙에 서는데 흥이 오르면 제관들도 참여를 한다. 제관들과 함께 풍물을 치다가 제관들과 미지기를 하면서 당집 아래에 있는 공터로 내려간다. 신대도 같이 따라가는데 아래 공터에서 풍물을 치면서 원을 돌다가 다시 미지기로 제관들을 밀면서 당집으로 올라온다. 이렇게 미지기를 한 번 할 때마다 풍물가락의 마치를 더하면서 변화를 시도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미지기를 세 번씩 아홉 회를 하였으나 당집의 주인인 ‘공주가 하자는 대로’ 하기 때문에 숫자에 그리 얽매이지 않는다. 이렇게 미지기를 하다가 공주가 신명을 내면 신대가 당쪽으로 떤다. 그러면 신대를 당에 기대어 놓고 신대에 매달았던 옷가지를 떼어낸다. 그리고 옷은 당 안에 곱게 모셔둔다.

10. 소지

진법이 끝나고 소지를 올린다. 당주가 대표하여 소지를 올리는데 각 가구별로 한 장씩 올리기도 하며, 당주에게 특별히 부탁하면 개인 소지를 올리기도 한다. 각 가정별로 혹은 개인 소지가 끝나면 우마소지를 올리고, 이어 대동소지를 한 후에 소지 올리기를 마친다.

11. 음복

제사가 끝나면 제물로 차린 음식을 일제히 내어 놓는다. 떡은 시루째 놓고 잘라서 먹으며, 술도 ‘복술’이라고 하여 상에 올려놓았던 것을 먹는다.

12. 거리제

음복이 끝나고 자리가 정리되면 거리제에 쓸 물건을 챙기고 나머지는 정리한다. 풍물패가 다시 풍물을 울리면 사람들이 지게에 제물을 정리한 뒤 풍물패를 따라서 당 앞을 몇 바퀴 돌고서 당을 내려온다. 부인당에서 약 60m 정도 떨어진 당나무에 도착하면 풍물패가 마을사람들과 모여서 신명을 낸다.

풍물패가 한쪽에서 풍물을 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거리제를 준비한다. 처음 당주가 당에 금줄을 치고서 산성이 있는 쪽을 향하여 상을 차린다. 그리고 당주가 상 앞에서 칼을 던지는데, 칼끝이 골짜기 쪽을 향하여 설 때까지 계속하여 던진다. 거리제를 끝으로 동제의 모든 절차는 끝난다.

13. 마을회의

거리제가 끝나면 동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풍물패와 어울러 한판 신명나게 논다. 그러다가 시간이 새벽 2~3시경에 이르면 판을 정리하고 제물은 당주집에 보관한다. 이튿날인 정월 15일 10시경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데, 동제에 사용된 경비를 결산하고 동제를 행할 때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평가하며 동시에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기 위함이다.

[정보제공]

  • •  이일영(남, 1935년생, 가송리 거주)
  • •  금용극(남, 1939년생, 가송리 거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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