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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C030203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미영

오미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유난히 많이 태어난 마을이다. 일본 왕이 살고 있는 황궁에 폭탄을 던지겠다는 일념을 가슴에 안고 현해탄을 건너간 김지섭을 비롯하여 한국 근대사에서 애국운동을 대표할 만한 주요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 인물들이 펼친 활약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그 까닭은 이들 대부분이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고 격동기 사회주의 노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오미마을에도 반가운 소식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왜곡된 시각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오미마을 출신 인물들이 사회적·학문적으로 객관적 검증을 받으면서 국가유공자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한 명이 김재봉이다.

그리하여 후손들은 마을 어귀 서쪽 언덕에 오미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공적을 기리는 작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윽고 기념비 모양을 비롯하여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논의되면서 성금을 모으는 일이 시작되었는데, 가장 먼저 김재봉에게 건국훈장이 추서된 후 1년이 지난 2006년 4월 29일에 그의 어록비가 건립되었다.

그리하여 건립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날, 그의 생가인 참봉댁 앞에는 약 5백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어록비에는 그가 1922년 모스크바에서 극동민족대회에 참가한 목적으로 밝힌 ‘조선의 독립을 목적하고’라는 친필 글씨가 새겨졌다.

이와 동시에 하얼빈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다가 장렬하게 숨을 거둔 김만수의 생가 터에도 설명을 새겨둔 초석이 놓여졌다.

그리고 2008년 10월 11일에는 오미광복운동기념공원이 완성되었다.

공원 설립 계획을 수립하고 나서 5년 만에 거둔 결실이었다. 공원에는 오미마을 출신 독립운동가 24인의 활동 내역을 밝혀 둔 기념탑을 세우고, 그 아래에 후손들에게 길이 전할 타임캡슐을 묻어두었다.

풍산김씨 허백당 문중의 족보와 마을에서 발간된 책자와 사진들, 최근 화폐와 오곡의 씨앗 등도 넣었다. 그리고 “이 탑이 건재하다면 5백 년 뒤에 열어보고 조상들의 삶을 상고하기 바란다.”라는 당부의 글도 적어 두었다. 이는 격동기, 파란만장한 삶을 산 조상들의 정신을 기리는 오늘날의 자신들처럼 후손들 역시 그리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러한 연결고리가 끝없이 이어짐으로써 오미마을의 역사가 천년만년 계속되기를 기원하는 바람일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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