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후손들을 위해 남겨 놓은 제례지침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C020105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미영

유교적 성향이 강한 집성마을인 오미리에서는 조상의 제례를 중시 여기는 경향이 비교적 강하다. 그러다 보니 격식과 내용에도 비교적 큰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다. 그러나 가가례(家家禮)라는 말도 있듯이, 가문마다 예법이 다른 까닭에 적절한 지침을 세워 두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오미리풍산김씨 역시 다음과 같은 나름의 제례지침을 마련해 두었다고 한다.

1. 재계와 준비

예문(禮文)에는 3일 전부터 제주(祭主)와 가족들은 모두 목욕재계하라고 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제사 드는 날과 나는 날만이라도 몸과 마음을 깨끗이 가져야 한다.

사당에 신주를 모시지 않는 가정의 제주는 백지(한지)를 잘라 지방을 쓰고 또 축문도 써야 한다. 제주 대신 자녀나 조카 혹은 친지에게 대서(代書)시켜도 된다.

제례에 쓸 한지는 항시 유념하여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지방을 쓰지 않고 영정(사진)을 사용해도 된다.

제주(祭酒)는 과주나 곡주를 쓰되 소주나 양주는 쓰지 않는다.

제구인 교의·제상·향안·제기·돗자리·병풍 등을 내어 먼지를 깨끗이 털어 닦고 당일 집안도 깨끗하고 정결토록 유념한다. 요즘 각 가정마다 제상과 향안을 마련하기란 어려우므로 가정용 큰상과 차상이나 차반을 대신해도 된다.

2. 참사(參祀)

제삿날 자손은 가급적 참사하여야 한다. 그러나 먼 거리 혹은 여러 가지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할 수도 있으나, 결례가 됨을 먼저 알고 그 시간만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모두 함께 모여 정성을 다하고 조상을 추모함이 당연하고 옳을 것이다. “정성이 있으면 신이 계시고, 정성이 없으면 신이 안 계신다[有誠則有神無誠則無神]”라는 옛 성현의 말씀도 있다.

3. 기제사 시간

원래는 돌아가신 날 이른 새벽(1시경)에 제사를 지냈으나, 지금은 생활 형편상 돌아가신 당일 일몰경에 지내는 것이 통례화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니 이 제사 시간은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할 것이다.

4. 지방 쓰는 법

옛날 종택 등에서는 사당에 신주를 모시고 있어서 기제사에는 신주를 모셔 나와서 지냈는데, 예나 지금이나 일반 가정은 사당도 짓지 않고 신주도 모시지 않으므로 지방을 써서 지내야 한다.

지방은 한지를 갸름한 모양으로 잘라 만들어 세필(細筆)로 쓴다.

제위(祭位)는 신분에 따라 관직명(관직이 없을 경우에는 처사 및 학생)을 써야 한다.

5, 제수(祭需)의 종류

제수를 갖추는 데는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 일정하지 않지만, 제위께서 생시에 즐기던 음식을 첨가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예부터 쓰여 내려온 제수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으나, 물질적 양보다는 정성에 치중하여야 한다.

좌반(佐飯): 미역, 다시마, 조기 등으로 만든다.

숙채(熟菜): 익힌 나물(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숙주나물, 그 외 무, 시금치, 계절 나물 등이다)

침채(沈菜): 물김치

조과(造菓) : 유과, 약과, 정과, 엿, 강정 등이다.

과실: 대추, 밤, 배, 감을 비롯하여 사과, 포도, 감, 귤 등과 계절에 따른 과일(수박, 참외, 토마토, 딸기 등)도 쓸 수 있다. 그러나 복숭아는 올리지 않는다.

포(脯): 문어, 전복, 명태, 오징어 등과 같은 건어물 혹은 육포이다.

혜(醯): 식혜(쌀밥에 엿기름가루를 우린 물을 부어 삭힌 것)

어물: 조기, 도미, 청어, 상어, 방어, 전어 등이다. 보통 ‘치’자가 든 고기(갈치, 삼치, 멸치 등)는 올리지 않는다.

육물(肉物):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간회(肝膾), 천엽, 육회 등이다.

편(䭏): 떡이다. 계절에 따라 종류가 다르나 보통 3·5·7층의 홀수로 쌓는데, 요즘은 간소함이 좋을 것이다.

적(炙): 육물과 어물 등으로 만든다. 꼬치로 5~7꼬치까지 준비하나 요즘은 3꼬치 정도가 알맞다고 본다.

탕(湯): 육물·생선·대합·달걀·두부 등으로 만드는데, 단탕(單湯)이나 3탕 등 형편에 따라 하면 좋을 것이다.

6. 진설(陳設)

교의와 제상을 세워 놓고 제수(祭需)를 늘어놓는 것을 진설이라고 한다.

방이나 대청 정면에 병풍을 치고 돗자리를 깐 뒤에 먼저 교의를 세워 놓고 그 앞에 제상을, 그 앞에 향안을 놓는다. 향안에는 향로와 향합을 놓는다. 향안 밑에 모사그릇과 퇴주그릇을 마련한다.

제사지낼 시간이 되면 참사자 모두 소세(梳洗, 머리 빗고 세수함)하고 제복 혹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에 진설한다(이때 과일부터 먼저 진설한다)

신주(지방)를 향하여 오른쪽을 동(東), 왼쪽을 서(西)라 하며, 진설의 일반적 방식은 대개 다음과 같다.

-좌포우혜(左脯右醯): 포는 왼편, 식혜는 오른편에 놓는다.

-동두서미(東頭西尾):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가게 놓는다.

-조율이시(棗栗梨柿):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로 놓으며 그 외의 과일은 차례가 없으나 다년생(多年生)을 먼저 놓는 것이 옳다고 본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