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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쌈 노래 부르면서 고단함을 잊었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B020105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한양명

금소에서는 길쌈할 때 부르는 노래로 「삼삼기 소리」「베틀 노래」가 전한다. 길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삼을 삼는 일이며 다음은 베를 짜는 일이다. 이런 이유로 길쌈 노래는 이 두 일과 관련되어 지어지고 전승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길쌈 노래는 여성들의 고난을 드러내고 있다. 길쌈이란 노동 자체도 힘들지만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시집살이의 문제가 겹치면서 전통사회 여성의 삶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짜기는 허리를 굽혔다 폈다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든 작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데, 여성들은 베틀 노래를 부르면서 일의 고단함과 무료함을 달랬으리라.

임재해가 안동 지역에서 채록하여 「민요와 설화에서 포착된 삼베문화와 길쌈문화」에 수록한 「베틀 노래」는 다음과 같다.

베를노세 베틀노세/ 옥난강에 베틀노세

베틀다리 네다리요/ 이내 다리 두다리요

앞다릴랑 돋을 놓고/ 그 위에 앉으면

우리나라 금성님이/ 용신좌우 한듯하다

허리 밑에 둘릴 양은/ 북두칠성 둘린 것 같고

두귀 가진 일자 말쾌/ 폭폭이도 감겠드라

체활을 절인 양은/ 남해서산 선무지개

북해산을 이은겉고/ 북나더든은 재사

청룡부해 아들 물고/ 백옥난간 넘어든다

저길에 댕길양은/ 강태공의 낚시배인가

우주강에 잰것드라/ 바디집 치는 소리

상사당 늙은 중이/ 죽백치는 소리로다

잉애대는 삼형제여/ 눌림대 허불애비

억만군사 가는 길에/ 백만군사 거느렸다

비개미 사침이/ 올러가는 양은

허허 문장/ 칼춤추는 소리 같다

상태봉에 어름겉고/ 백령백대 들은 양사에

상산 조자룡이/ 쿵저쿠 도투마리

전지 적군 베는 노라/ 용두머리 우는 소리

깊은 산중 짖지 달러/ 쌍지래기 위지

절로 국은 샛난간/ 애기 헌신 목을 매어

기도방에 굽니/ 영덕항구가는 거도

길래 동도창반만/ 어허 이 베 다짰구나

「베틀 노래」는 친정에서 배워 오기도 하지만 시집 온 뒤 같은 처지에 놓인 여성들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 금소에서도 근래 길쌈문화가 쇠퇴하면서 완벽하게 「베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적으나, 나이 많은 할머니들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새댁 시절 밤잠을 설치며 베를 짜던 고생스러움과 그때마다 혼자 읊조리던 「베틀 노래」 한 자락이 남아 있었다.

[정보제공]

  • •  조문순(여, 1925년생, 금소리 거주)
  • •  김말라(여, 1930년생, 금소리 거주)
  • •  황금임(여, 1932년생, 금소리 거주)
  • •  조영선(여, 1933년생, 금소리 거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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