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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극사의 기원을 이루는 하회 탈춤의 가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A020305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시대 고려/고려 후기
집필자 임재해

하회 탈놀이는 오랜 옛날부터 별신굿의 한 부분으로 연행되었다. 그런데 이 하회 별신굿은 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비는 믿음이나 속신과 상관없이 우리 민속극사와 무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단서를 지니고 있다.

하회마을 별신굿은 한국 농촌 별신굿의 가장 오래된 형태로서 전형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동신을 중심으로 한 별신굿은 동해안의 어촌에 몇 군데 남아 있을 뿐 농촌에서는 본격적인 형태의 별신굿이 거의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하회에서는 이웃 고을에까지 뜨르르할 정도로 별신굿이 대판으로 베풀어졌다. 이런 의미에서 고대의 공동체 단위 축제를 복원하고 별신굿의 유형과 농촌 별신굿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하회 별신굿은 중요한 연구거리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탈춤이 풍농을 기원하는 별신굿의 풍물굿에서 비롯되었다는 탈춤의 기원을 해명하는 데에 소중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회 탈춤은 도시에서 놀아졌던 탈춤과 달리 농촌 탈춤의 전형으로서 한국 민속극사의 주요 맥락을 이어줄 뿐 아니라, 다른 지역 탈춤과 달리 세시풍속의 일환으로 전승되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장날 장꾼들을 많이 모아서 장사꾼들의 상행위를 돕고자 하는 도시형 탈춤이나, 전문적인 직업 광대로서 흥행을 목적으로 공연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당패들의 탈춤과 달리, 마을 토박이들이 주체가 되어 세시풍속의 하나로 주기적인 공연을 했다는 점에서 순전히 농민들의 현장극이라고 하는 의의도 지닌다.

따라서 춤사위가 소박하고 장단이나 의상이 꾸밈이 없으며, 극적인 내용도 비교적 단순하다. 그리고 탈놀이의 현장인 서낭당과 마을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 제작된 것으로 밝혀진 탈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원초적인 별신굿 및 탈춤의 형식을 이해하는 데는 물론 무교의 역사와 연극사를 기술하고, 한국조각사 또는 미술사를 기술하는 데에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 하회탈이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고, 하회 별신굿 탈놀이가 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농촌 별신굿과 농촌 탈춤의 연원을 추적하는 역사적 연구의 소중한 자료이자, 별신굿의 지리적 분포와 탈놀이의 전파론적 이해를 새롭게 하는 단서도 제공해 준다. 이러한 점으로 보았을 때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안동 지역 사람들의 최대 구경거리이면서 한국 연극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연구거리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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