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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402389
한자 -契
영어의미역 Hemp Cloth Mutual-aid Society
이칭/별칭 삼두레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안동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조정현

[정의]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삼베짜기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노동 조직.

[개설]

삼둘계는 대마를 경작하고 삼을 가공하는 일련의 작업 과정에 나타나는 협동 조직이다. 이를 ‘삼두레’라고도 일컫는다. 삼농사는 노동력을 요구하고 또 옷감을 만드는 기초 작업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었다. 따라서 조직적인 협업관계를 통하여 능률성을 기하고 보다 질 좋은 길쌈을 하기 위하여 삼둘계의 구성이 절실히 요청되었다.

때문에 임하면 금소리에서는 예전부터 여러 여성들이 ‘삼둘계’를 조직하였다. 삼둘계는 사월 초순에 삼씨를 파종하여 칠월에 삼을 수확하고, 수확한 삼을 성원들끼리 나누어 삼굿에 쪄낼 때까지 두레 조직이 계속된다. 말하자면 삼둘계의 결성은 파종 이전에 시작되어 결산이 끝나야 맺음이 된다는 것이다.

[구성]

삼둘계는 생산능률을 목적으로 조직되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운영되며, 강제력을 가지고 있는 협동 조직이다. 삼둘계는 작게는 3~4가구, 크게는 7~10여 가구가 합쳐 하나의 조직을 만든다. 이렇게 삼둘계를 모으는 것을 ‘둘계삼 모든다’라고 한다. 삼둘계 결성은 전적으로 자의적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대체로 나이로는 동년배끼리, 거리로는 이웃하는 가구끼리, 그리고 주요한 요건으로 구성원들의 성실성 등이 고려되었다.

통상 전년도의 삼둘계 조직이 무난하였다고 판단되면 금년에도 그대로 유지되나, 삼둘계 작업에 하자가 있었을 경우에는 부족한 부분을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계원을 보강하거나 재편한다. 삼둘계의 주축은 삼밭이나 삼씨를 확보하고 있는 사람이 되며, 이는 삼삼기 작업에 삼밭과 삼씨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밭이나 삼씨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끼리도 삼둘계가 조직되는데, 이럴 경우에는 삼씨를 사며 삼밭은 도지로 빌려 두레를 구성하기도 한다.

[작업 절차]

1. 삼밭 선정

삼씨를 뿌릴 때에는 많은 일손이 소요된다. 삼밭은 주로 논이 이용되는데 논을 몇 차례나 깊이 갈아엎은 후 벼의 그루터기를 모두 털어내고 흙을 부드럽게 한다. 그 후 거름을 많이 넣고 섬세하게 고른다. 이렇게 흙손질을 한 다음 파종까지 마치려면 한 가구당 성인노동력으로는 며칠이 소요되지만 10여 명의 두레 노동력으로는 하루 만에 거뜬히 끝낸다.

두레의 필요성은 삼밭 선정에서도 요구된다. 즉 한 가구당 필요한 삼이 그리 많지 않아 논 한 귀퉁이를 이용하여 경작할 수 있는 양일 경우 농사에 번거로움을 끼친다. 그래서 두레성원 중 한 사람의 경작지를 골라 재배하고 수확한 후 나누는 방식이 경작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2. 삼 수확

이렇게 경작된 삼은 칠월 중순경 맑은 날을 선택하여 수확한다. 삼을 베어내는 일을 ‘기린다’라고 하는데, 삼을 벨 때는 낫을 두 번 대지 않고 삼 줄기가 상하지 않도록 낫을 그루터기에 대는 순간 베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베어낸 삼은 ‘목도’라는 나무칼을 이용하여 잎을 모두 떨어뜨린다.

이렇게 수확된 삼은 품질에 따라 상품, 중품, 하품, 기타 품질로 4등분한다. 구분된 삼은 각 품질에 따라 다시 두레성원의 숫자에 맞추어 나누어진다. 그리고 제비뽑기를 하여 두레성원들이 한단씩 선택하여 가진다. 이때 분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아이들이나 부녀자들이 참여하여 삼단을 나누는 현장의 증인이 된다.

3. 삼삼기

삼둘계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삼을 쪄낼 때이다. 삼을 쪄내는 일이 벅차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삼둘계 단위로 삼을 쪄내야 하는데, 두레성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 삼을 삼굿에다 쌓고 삼을 익히는데 필요한 각종 작업을 함께 하여야 한다. 삼을 찌는 것을 ‘삼무지’라고 한다.

삼무지를 위해서는 먼저 물이 많은 냇가 인근 들판에 구덩이를 깊게 판다. 구덩이의 크기에 따라 불을 지피는 열량과 삼단을 쪄낼 수 있는 양이 결정되기 때문에 적당한 규모로 만든다. 대체로 16.5㎡ 전후로 2m정도의 깊이로 만든다. 이때 구덩이는 삼구덩이와 불구덩이 두 개를 판다. 불구덩이는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업한 것이며, 삼구덩이는 불구덩이에서 나온 열기를 이용하여 삼을 찌기 위한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흘러 불구덩이를 덮은 돌이 충분히 달았다고 판단되면 돌을 덮은 흙을 어느 정도 파내고 그 위에 물동이를 이용하여 물을 붓는다. 그러면 뜨거워진 자갈에 의해 물이 증기로 변하여 연결된 통로를 통해 삼구덩이로 들어가 삼을 찌기 시작한다. 이때에 두레꾼들은 물을 길어오면서 “이후후야!”하고 소리를 치며 신명을 돋우기도 하고 삼굿민요도 불렀다고 한다.

한동안 물을 주고 자갈이 식었다고 판단되면 중단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불길이 솟고 자갈이 달구어지면 다시 흙을 파내고 물을 붓는다. 이렇게 세 차례 정도를 하면 작업이 끝나며, 시간은 한밤중이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삼무지 잡업은 대단위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므로 가족 단위의 노동력으로는 엄두를 낼 수 없다. 따라서 협업에 의한 두레노동이 자연스레 요구되는 것이다.

익힌 삼은 이튿날 새벽쯤에 삼구덩이에서 꺼낸다. 그리고 미리 하여둔 표시로 각자의 삼을 찾아 집으로 가지고 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삼둘계는 삼밭에 모내기를 하고 벼를 수확하여 도지세를 갚고 벼를 나눌 때까지 조직은 계속된다. 도지는 보통 한마지기 당 나락 2등급을 기준으로 하여 일곱 가마니를 도지세로 준다.

4. 둘계삼 삼기

이렇게 만들어진 삼은 여성들의 둘계삼 삼기로 연결된다. 둘계삼은 길쌈을 삼을 때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가까운 이웃끼리 세대별로 한 집에 모여 공동으로 삼을 삼는 것을 말한다. 둘계에 참여하는 사람을 ‘둘계꾼’이라고 하며, 둘계꾼들이 모여 삼을 삼는 방을 ‘둘계방’이라고 하였다. 둘계방에 모여 삼을 삼을 때는 개인적으로 할 수도 있고 공동으로 일을 진행할 수도 있다. 둘계는 처녀 또래, 며느리 또래, 시부모 또래 등으로 구성된다.

둘계꾼이 되기 위해서는 밥을 하지 않을 것, 젖먹이가 없을 것, 일정 수준의 길쌈 솜씨가 있을 것, 이웃에 살 것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처음 둘계에 참여하려면 입사식과 같은 ‘문두머리’를 치러야 한다. 문두머리는 음식을 만들어 한턱을 내는 것을 말한다. 시집을 가더라도 길쌈 공정시기인 6월~10월까지는 친정에서 길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길쌈이 중요한 일이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길쌈 작업은 개인적인 작업과 공동작업으로 구분되는데, 둘계삼에서 가장 어렵고 조직적인 공정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공동작업이다. 특히 삼베의 새수가 결정되며 삼실에 필요한 장력이 결정되는 ‘삼삼기’, ‘베날기’, ‘베매기’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기술이 좋은 한 사람에 의하여 주도되지만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3명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베를 날거나 맬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작업으로 공정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둘계삼 결성 목적은 길쌈의 어려움을 잊고 공동으로 작업함으로써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지루하고 단순한 작업을 몇 달씩 지속하여야 할 때 서로를 위로하며, 또 세부 공정 시 작업을 잘 하는 분야와 그렇지 못한 분야를 서로 어울려 진행할 때 보다 양질의 안동포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은 작업자에게는 절실하였던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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